[청와대 간담회] '무슨 말 오갔나'

7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민주당 지도부 간담회에서 최고위원들은 심각한 민심이반을 거론하며 김대중 대통령의 획기적인 인사쇄신 결단을 촉구했다. 일부 위원은 특정인사에 대한 '읍참마속'을 거론하기도 했다. 이에대해 김대통령은 일부 최고위원들의 경쟁을 '도를 넘는 것'이라고 질타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음은 주요 발언 ◇한화갑=누군가가 책임지는 모습이 필요하다. 잘잘못을 따져 책임지라는 것이 아니라 집권당으로서 국민에 대해 정치적 도의를 다해야 한다는 것이다. 당내 여론을 수렴해서 대통령이 쇄신의 방향으로 결단하길 바란다. ◇김중권=국정쇄신은 대통령이 국민에게 이미 오래 전에 약속한 사항이다. 한두 사람을 공격하거나 특정인을 물러나라고 하는 것은 적절치 않으나,이 문제는 이미 인구에 회자되고 있다. 희생양,속죄양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국정의 원활한 수행을 위해 스스로 결단할 때가 됐다. ◇노무현=그동안 당·정·청 인사나 특정인 처리에는 반대하는 대신 제도개혁을 통한 근본쇄신을 주장해 왔다. 그러나 지금은 민심의 화살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대통령의 결단이 필요하다. 앞으로 당은 대통령의 눈치를 보지 않고 책임있고 자율적으로 운영돼야 한다. 제도적 쇄신은 당에 맡겨달라. ◇박상천=인적쇄신과 더불어 시스템도 바꿔야 한다. 지명직 최고위원 5명을 지명해 과도체제로 가는 방안도 있고 선출직을 포함해 복원하는 방안도 있다. 선출직 최고위원은 임기가 2개월 남았기 때문에 최고위원 회의를 복원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정동영=어떻게 할 것인지는 이미 노출돼 있다. 특정해서 거론할 필요는 없다. 야당과 일부에서 그렇게 주장해서가 아니라 우리가 직접 보고 듣는 바가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은 대단한 업적을 이뤘다. 그러나 빛을 가리는 막이 있다. 최고위원이 비켜섰으니 차단막을 열어야 한다. 이 문제의 해결 없이는 앞으로 나갈 수 없다. 당사자 스스로가 결단하는 것이 최선이 아니라면 대통령이 결단해야 한다. 대통령 뒤에 숨어 있으면 책임이 대통령에게 돌아간다. 그동안 대통령은 잘하는데 측근들이 보좌를 잘못해 업적을 인정받지 못한다는 점을 안타까워하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그런데 최근에는 대통령이 인사운영을 잘못하고 있다는 여론이 늘어나고 있다. 읍참마속이 필요하다. ◇김근태=결단해 달라. 개혁을 위해 힘이 있어야 한다. DJP공조가 붕괴된 이후 다시 시작할 절호의 기회가 왔으나 그때를 놓쳤다. 쇄신 없이 단합을 이룰수는 없다. 쇄신만이 레임덕을 막을 수 있다. 개인은 억울할 수 있다. 인적쇄신에 이어 순차적인 국정쇄신에 관해 대통령이 시간을 갖고 추진하고 의논하면 우리도 책임있게 준비하겠다. ◇이인제=이제 대통령이 할수 있는 조치를 취해달라. 개편시기와 대상,범위는 고도의 정치적 판단이 필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당원들로서는 대통령의 결단을 따를 것이다. 특정인을 거론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러나 이 또한 기정사실화됐다. 가능한 조치를 취해달라. 당사자들 스스로 판단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 경제상황이 어렵다. 관료주의와 명분 중심의 경제팀이 아니라 이론과 실물을 겸비한 강력한 경제팀을 구성해야 한다. 사퇴를 받아들여 달라. 최고위원회의는 정치적 힘을 잃었다. 결단해서 새롭게 준비하고 결단을 운반할 과도체제를 출범시켰으면 한다. ◇김원기=심각한 민심이반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선 뭔가 감동을 줘야 한다. 대통령의 결단으로 감동을 줘서 전환해야 한다는 얘기다. 의표를 찌르는 조치로 전환을 맞아야 한다. 김병일.윤기동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