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하 WTO 각료회의] 밤늦게까지 이견조율 '마라톤 회의'..이모저모

…지난 12일 밤까지만 해도 그동안 걸림돌이 됐던 지식재산권(TRIPs) 공중보건 문제가 합의점을 찾아간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농업과 반덤핑 등 우리측 핵심현안이 가닥을 잡아가는 분위기가 감지됐다. 그러나 13일 들어 진통이 재개되는 등 혼돈이 계속됐다. 특히 환경문제 등에 대한 유럽연합(EU)의 태도가 강경해 막판 최대 변수로 작용했다. 황두연 통상교섭본부장은 "13일 오전 3시까지 마라톤회의를 마치고 나오면서 보니까 EU 대표단은 자리를 뜨지 않고 대책협의를 계속하고 있었다"며 "무슨 논의를 하고 있냐고 물어보니 모두가 '환경문제'일색이었다"고 전언. …도하회의에서는 개도국들의 목소리가 한층 커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특히 인도가 중심이 된 개도국들은 지난 12일에는 기존 6개 소그룹 외에 나머지 쟁점들도 협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을 강력히 개진, 기타 의제를 다루는 7번째 소그룹을 탄생시키기도 했다. …미국 항공기 추락사건이 발생한 지난 12일에는 '주경기장'격인 도하 쉐라톤호텔은 물론 미국 대표단이 묵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리츠칼튼 호텔 등지가 한때 초긴장 상태에 들어갔다. 마이크 무어 WTO 사무총장은 이와 관련, 항공기 추락사건이 도하 논의에 아무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이날 도하 시내 곳곳에 배치된 무장 및 사복 군인들은 회의 개막식 이후 다소 느슨해졌던 경계태세를 한층 강화하는 모습이었다. …각료회의 주 회의장인 쉐라톤호텔은 현대건설이 지난 82년 초 완공한 도하 최고의 호텔. 당시 고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이 우여곡절 끝에 완공한 곳이어서 우리 대표단에게는 감회가 각별했다고. 우리 대표단 숙소는 라마다호텔과 여기서 30분 떨어진 엘 파든 빌라로 떨어져 있어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도하(카타르)=정한영 특파원 c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