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게 모은 재산.보람되게 쓰고싶어..70대할머니 의학발전기금 10억쾌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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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 때 빈손으로 월남,어렵게 재산을 모은 70대 할머니가 10억원을 의학발전기금으로 기부해 감동을 주고 있다.
연세대학교 의료원은 문아네스씨(74)로부터 현금 10억원을 의학발전기금으로 기증받았다고 27일 밝혔다.
평양 출신인 문 할머니는 1950년 한국전쟁이 발발한 후 빈손으로 월남한 뒤 자신이 '해보지 않은 장사가 없다'고 표현할 정도로 힘든 삶을 살았다.
그후 차츰 사정이 좋아졌으나 문 할머니는 어려울 때 몸에 밴 근검절약 정신을 잃지 않았다.
버스나 택시를 타지 않고 직접 걷기를 고집했고 차를 마실 때도 두세번씩 우려내어 마셨다.
문 할머니는 근검절약 정신으로 재산을 모으는데 성공했지만 전쟁 직후 목격했던 날품 파는 젊은이들의 모습이 항상 마음에 걸렸다.
결국 문 할머니는 "힘들게 모은 재산인 만큼 좀더 보람된 일에 쓰고 싶다"며 연세대 관계자를 찾아 기부의사를 밝혔다.
연세대 관계자는 "문 할머니는 본명을 밝히지 않고 세례명만 학교에 알린 뒤 자신의 기부사실을 어느 곳에도 알리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며 "문 할머니의 뜻을 기려 기부금을 소중한 곳에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김기영 기자 kam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