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속 외국기업] 정보통신 : '한국IBM' .. '원칙중심 경영'

한국IBM(대표 신재철)은 지난해 총 1백10명,올들어 지금까지 50명의 직원들에게 수백만원씩을 지급했다. 이 돈은 성과급이나 격려금이 아니다. 굳이 말하자면 헤드헌터에게 주는 소개비라고나 할까. 돈을 받은 직원은 모두 한국IBM이 경력직원을 채용할 때 주변의 능력있는 사람들을 회사에 추천,한국IBM의 직원으로 만드는 데 일조한 사람들이다. 한국IBM은 지난해부터 경력직원을 채용할 때 사원들의 추천을 받는 "직원추천제"를 실시하고 있다. 직원이 소개한 인재가 최종 선발될 경우 약 3개월의 정착시기가 지나면 추천한 직원에게 수백만원의 보상금을 주도록 한 제도다. 보상금 액수는 선발된 사람의 직급에 관계없이 일정하다. 국내 대다수 기업이 채용 때마다 청탁 때문에 몸살을 앓는 것과 비교하면 직원추천제는 "청탁"을 양성화해 긍정적으로 발전시킨 제도라고 볼 수 있다. 이처럼 한국IBM은 회사 업무와 관련된 대다수 일을 "원칙"으로 만들고 이것을 모든 이에게 적용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렇게 원칙으로 정립된 이상 대부분의 일은 "공개"된다. "원칙"과 "공개"를 중시하는 태도는 단순히 업무를 처리하는 방식을 넘어서 기업문화로 정착했고 이것은 한국IBM 경쟁력의 주요 원천이 된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IBM식 경영의 장점을 "프로세스 경쟁력" 또는 "시스템 경쟁력"으로 부른다. 한국IBM의 원칙 중시 경영의 또다른 사례로 "여성채용 목표제"를 들 수 있다. 한국IBM이 여성채용 목표제를 운영하게 된 바탕에는 IBM 본사의 "다양성 중시 원칙"이 있다. 다양성 중시 원칙이란 "채용 또는 인사에 있어 인종 성별 장애 종교 등에 관계없이 차별하지 않고 대우한다"는 것이다. 한국IBM은 이 원칙에 따라 여성과 장애인을 각별히 배려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즉 매년 직원 채용때 여성 목표비율을 정해놓고 이를 지킨다. 지난해 여성 채용 목표는 20%였고 올해엔 25%다. 이렇게 꾸준히 원칙을 지켜온 결과 현재 전 직원(2천71명)의 18%(3백69명)가 여성이다. 또 "한국IBM에서는 숫자만의 남녀 평등이 아니라 급여 승진 등 입사 후 전체 업무평가에 있어 남녀 평등이 이뤄지고 있다"(인사담당 홍순옥 차장). 현재 한국IBM에는 이숙방 리눅스 비즈니스 담당실장과 박정화 영업지원 컨설팅 담당실장 등 실장 2명을 포함,전체 여성의 7%가 부장급 이상이다. 원칙을 중시하는 IBM의 면모는 직원들에게 기업행위지침을 주고 이를 어길 경우 성과 부진보다 더 엄하게 다루는 데서도 잘 나타난다. IBM은 본사 차원에게 전세계 직원에게 기업행위지침(Business Conduct Guidelines) 가이드북을 나눠주고 매년 새롭게 서약토록 하고 있다. 여기에는 회사기밀 누설 금지 거래 상대방에게 반대급부를 약속하거나 약속받고 영업하는 행위 금지 경쟁자에 대한 허위사실 유포 금지 관례적인 선전용 물품 이외의 선물 수수 금지 등 내용이 담겨 있다. 홍보실의 이병윤 부장은 "선물은 받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며 "하는수없이 받았을 경우엔 상급자에게 신고해 돌려주거나 복지단체 등에 기증하도록 유도한다"고 전했다. 조정애 기자 j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