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투데이] 중국 WTO 가입과 홍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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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 WALL STREET JOURNAL 본사 독점전재 ]
홍콩은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으로 어떤 변화를 맞을까.
홍콩은 단기적으론 중국의 WTO가입으로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본토개발등에 따른 파이낸싱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홍콩은 본토에 비해 낮고 단순한 세제,안정적 통화 등의 상대적 강점도 있다.
하지만 중국의 WTO가입이후 홍콩의 미래는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단순하지 않을 것이다.
중국은 WTO가입으로 고속성장을 보장받은 반면 "아시아의 금융관문"인 홍콩은 상황이 훨씬 복잡해질 것이다.
중국은 다른 개발도상국가와는 달리 상대적으로 풍부한 자본을 갖고 있다.
중국자본시장이 걸음마단계였던 1990년초반 중국의 대기업들은 자금조달을 위해 홍콩으로 몰려들었다.
그러나 자본시장이 성숙해지면서 중국기업들은 본토에서 풍부한 자금을 저금리로 조달할 수 있게 됐다.
한때 자금조달의 편리를 위해 홍콩증시 상장을 원했던 외국및 중국기업들도 이제 본토증시로 "컴백"하고 있다.
중국최대의 석유회사로 홍콩증시에 H주식을 상장시킨 시노펙(중국석유화학)은 지난 7월 상하이에서 1백20억위안(1위안=약 1백55원)규모의 주식을 공모했다.
경쟁률은 무려 50대1을 넘었고 공모가격도 홍콩증시 가격보다 3배가 높았다.
이는 한마디로 중국의 자본시장이 조만간 홍콩의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간 중국으로 유입되는 외국자본은 4천2백억위안정도다.
하지만 이는 이는 3조2천억위안에 달하는 국내총저축에 비하면 여전히 적은 수준이다.
위안화는 고정환율제가 적용되고 홍콩은 중국과 다른 통화를 사용하고 있어 중국 금융활동의 85%정도는 홍콩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중국에 대한 외국의 직접투자 규모는 계속 증가할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외국자본은 더이상 홍콩을 거치지 않고 중국에 유입될 것이며 이런 추세는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중국은 이미 WTO가입 조건으로 향후 5년내에 금융시장을 외국에 개방하겠다고 약속했다.
경제성장률이 7%대이상을 유지해야 된다는 압력이 높아지면서 중국의 금융시장 개방은 더 빨라질 가능성도 있다.
중국금융시장이 부분적으로 개방돼 있음에도 불구,HSBC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등은 사업본부를 홍콩에서 상하이나 베이징으로 옮길 것을 고려하고 있다.
운영비용을 줄이고 잠재고객에 좀더 가까이 접근하기 위해서다.
컨설팅업체 맥킨지는 이미 중국으로 사업본부를 옮겼다.
홍콩의 전통적인 강점도 정치적으로 복잡해질 가능성이 있다.
홍콩은 중국중앙정부에 세금을 납부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베이징당국은 세원확보 차원에서 금융기관의 중국유치를 적극화할 것이다.
중국 중앙은행은 지난해에만 주식거래에 따른 인지세로 4백억위안을 거둬들였다.
반면 은행 보험회사의 영업소득세는 5백억위안에 달했다.
이런 상황에서 홍콩의 미래와 독립성에 심각한 의문이 제기된다.
홍콩이 WTO가입이후의 중국발전을 뒷받침하고 아시아금융센터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변신이 필요하다.
중국과의 금융시스템통합,위안화사용 등도 대안이 될 수 있다.
홍콩은 중국의 성장으로 이익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지속적인 번영을 위해서는 과감한 변화를 두려워해선 안된다.
정리=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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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최근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에 실린 "Banking on the Mainland"라는 칼럼을 정리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