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중동시장 '엔低 한파" .. KOTRA 보고서

엔저(低)현상이 지속되면서 일본과 동남아시아 중동 등 일부 시장에서 국내 기업 제품의 수출 경쟁력이 점차 약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KOTRA는 23일 주요 교역국 소재 16개 무역관을 통해 파악한 ''엔저에 따른 수출시장 여건 변화 및 대책'' 보고서를 통해 "주력시장인 미국 중국 EU를 포함한 대부분 시장에서 엔저의 영향이 크지 않으나 엔화로 결제되는 지역인 일본 동남아 중동 등지에서는 영향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EU 등지에서 일본기업들은 브랜드 이미지 하락을 우려,수출가격 인하 움직임을 보이지 않지만 동남아와 중동에서는 일부 제품을 대폭 인하해 전체적으로 가격이 싸졌다는 인상을 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 동남아 중동시장에서 우리 기업들의 채산성이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중국 홍콩 러시아 동구 중남미 등지에서는 엔저현상이 크게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품목별로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의 경우 선진국 시장에서는 엔저 영향이 크지 않은 편이지만 엔화가 달러당 1백40엔대를 돌파하면 우리 제품의 경쟁력이 저하될 것으로 분석됐다. 중동시장에서는 이미 영향을 받기 시작했다. 또 철강도 일본 및 동남아에서 일부 경쟁력 저하 현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기계류는 엔저 영향이 비교적 큰 편이며 우리 업체들은 일본산과의 가격차가 5∼10% 정도로 좁혀졌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가정용 전자,섬유,석유화학 제품 등은 해외생산 비중이 높거나 일본 제품과 경합관계에 있지 않아 엔저의 영향을 별로 받지 않는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그러나 KOTRA 관계자는 "엔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1백엔당 1천원을 밑도는 엔저현상이 6∼9개월 지속될 경우에는 일본기업들이 공격적인 가격전략을 펼 가능성이 있어 한국상품의 수출을 크게 압박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