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56P 폭등, 800선 육박

증시가 설 연휴 기간 나온 국내외 호재를 반기며 급등했다. 종합지수는 연중 고점을 796으로 치켜올렸고 코스닥지수는 3% 이상 상승했다. 14일 증시는 모멘텀, 수급, 주도주 등 3박자가 맞아 떨어졌다. 하이닉스는 마이크론과의 협상이 사실상 타결됐다며 상승 에너지를 제공했다. 외국인은 강한 매수주문을 넣었고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는 10% 이상 급등하며 강세를 주도했다.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지난 금요일보다 56.52포인트, 7.64% 높은 796.18에 거래를 마감, 지난달 28일 기록한 연중 최고치인 780.24를 가볍게 넘어섰다. 종합지수 상승폭은 지난 2000년 3월 2일 66.28포인트에 이어 사상 두번째로 기록됐다. 코스닥지수는 상대적으로 소외, 2.31포인트, 3.17% 높은 75.19에서 거래를 마치는 데 만족해야 했다. 시장에서는 설 연휴 축적된 호재로 투자심리가 개선된 가운데 종합지수가 이달 들어 벌어진 낙폭을 모두 만회하며 전고점을 넘어섬에 따라 800선 돌파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뉴욕 증시가 안정을 찾고 하이닉스의 메모리사업부 매각으로 반도체 산업 재편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 이달의 속도조절을 짧게 마무리할 공산이 크다는 설명이다. 다만 시장이 단기 급등함에 따라 과열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해외 여건이 아직은 불안한 데다 시간이 필요한 하이닉스 매각이 너무 빨리 반영됐다는 인식이 강하다. 이날 증시는 최근 지수를 압박하던 해외 악재가 연휴 기간 완화됐다는 소식을 반겼다. 뉴욕, 일본 등 해외 증시가 강세를 보인 가운데 미국은 북한과 전쟁에 돌입할 계획이 없다는 뜻을 내비쳤다. 여기에 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의 메모리사업부문 매각협상이 사실상 타결됐다는 소식이 매수세에 불을 지폈다. 종합지수는 760선을 넘어 상승갭을 만들며 출발한 뒤 770선과 780선을 차례로 무너트리며 오름폭을 확대한 뒤 장 후반 동시호가에서 790까지 정복했다. 전업종이 급등했고 철강금속, 의료정밀, 전기전자, 증권업종이 큰 폭 올랐다. 삼성전자가 10% 이상 급등하며 18개월여만에 35만원선을 돌파했다. 이밖에 디아이, 미래산업, 신성이엔지, 아남반도체, 주성엔지니어, 아토 등 반도체 관련주가 급등하며 상승을 이끌었다. 반면 상승 모멘텀을 제공한 하이닉스는 장 초반 10%에 가까운 오름폭을 지키지 못하고 6.32% 약세로 거래를 마쳤다. 매각 후 잔존 법인의 주주가치 훼손 우려가 증폭됐다. 포항제철이 미국의 수입규제 완화 기대로 가격제한폭을 채웠고 현대차는 다임러와의 제휴를 재료로 8% 상승했다. 지수관련주는 국민은행, LG전자, 휴맥스, 하나로통신, 신한지주, 삼성전기, CJ39쇼핑, 엔씨소프트 등이 6% 이상의 상승률을 기록하며 강세를 지원했다. 외국인이 2,751억원을 순매수하며 폭등을 주도했고 개인은 급등을 차익실현의 기회로 삼으며 4,547억원 매도우위를 나타냈다. 기관은 대량의 프로그램 매수에 힘입어 1,119억원 매수우위를 보였다. 코스닥에서는 외국인이 160억원을 순매수했고 기관과 개인이 각각 83억원, 53억원 매수우위를 나타냈다. 2월물 옵션 만기일인 이날 매수차익거래잔고가 크지 않았고 프로그램 매수가 매도를 앞서며 만기에 따른 충격은 나타나지 않았다. 일중 내내 프로그램 매도가 매수보다 많았지만 장 후반 동시호가에서 매수가 급증했다. 프로그램 매수는 3,162억원 유입됐고 매도는 1,826억원 출회됐다. 삼성증권 김지영 투자정보팀장은 "국내 증시가 휴장한 동안 해외 증시가 강세를 보인 데다 하이닉스가 긍정적인 해법을 찾으면서 전고점을 훌쩍 뛰어넘었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하방경직성을 확보하고 조정국면에서 탈피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나 과열 우려가 있는 게 사실"이라며 "추세 형성 여부를 확인하고 매수에 가담하는 것이 낫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유용석기자 ja-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