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C 대변혁] 한국, 동북아 물류 허브로...

부산항은 2000년 7백54만TEU(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의 물동량을 처리, 홍콩과 싱가포르에 이어 세계 3위의 컨테이너항만으로 부상했다. 지난 90년만해도 3억4천6백만t에 불과했던 국내 환적 컨테이너 물동량은 2000년 5억1천7백만t, 2001년 5억6천1백만t으로 매년 급신장하고 있다. 정부는 허브항만 육성을 위해 지난 1월1일 부산항을 국내 최초로 관세자유지역으로 지정했다. 당초 오는 2008년 7월로 예정됐던 부산신항 개항시기도 2006년 1월로 앞당겼다. 광양항과 부산항에 대한 투자도 대폭 늘리기로 했다. 그러나 이 정도로 결코 안심할수 없는 상황이다. 2001년 이후 항만 시설에 대한 국내 투자가 1조원을 넘어서고 있으나 대만 일본 등 주변 경쟁국과 평면적으로 비교하기는 쉽지 않다. 지난 62년부터 2000년까지 국민총생산(GNP)에서 항만투자가 차지한 비율은 0.22%로 일본(0.39%)과 대만(0.42%)보다 낮기 때문이다. 동북아 중추항만 넘겨보는 경쟁자들 =영국의 컨테이너 화물전문 월간지인 컨테이너라이제이션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지난해 상하이가 네덜란드의 로테르담을 제치고 5위로 올라섰다. 세계 5대 항만이 홍콩 싱가포르 부산 카오슝 상하이 등 전부 아시아 항구로 채웠진 셈이다. 특히 상하이는 중국의 경제성장세에 힘입어 지난 95년 20위에서 2000년에는 6위로 급부상해 왔다. 질적인 면을 비교하면 이들은 더 위협적인 존재로 부각된다. 해양부 항만국 관계자는 "국내 항만은 경쟁국 항만에 비해 화물을 옮겨 싣는데 드는 비용이 낮다"며 "그러나 만성적인 시설부족과 열악한 생산성, 낮은 항만서비스 수준 등은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부산항만해도 1만t급 이상 컨테이너가 접안할수 있는 부두가 18선석으로 싱가포르(41선석) 고베(37선석) 카오슝(27선석) 홍콩(22선석)항과 비교해 상하이(18선석)와 함께 최하위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항만 생산성도 낙제점이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에 따르면 총작업량을 입항에서 출항까지 소요되는 시간으로 나눈 항만생산성에서 부산은 홍콩 싱가포르 일본 고베 카오슝 등 경쟁항만에 비해 최고 30%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양대 항만 시스템 구축 =중국의 WTO(국제무역기구) 가입 등으로 동북아시아 지역내 수출입 물동량이 급증하면서 환적화물 유치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정부는 올해 부산신항과 광양항을 중심으로 양대 항만(Two-port)시스템을 구축하고 각각 2천8백89억원 및 1천1백8억원의 예산을 각각 투자키로 했다. 정부는 항만 시설 확충을 위해 우선 부산신항에 2006년까지 5만t급 배 3척이 댈수 있는 3선석을 조기 개장키로 했다. 또 내년까지 광양항에 12선석을 추가로 확보하는 등 올해부터 2011년까지 37조원을 투입해 현재 5백89선석인 선석수를 9백22선석으로 늘리기로 했다. 최근 경기 침체 등으로 주춤하고 있는 물동량 증가세를 다시 늘리기 위해 서비스의 질적 수준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유인책도 마련중이다. 관세자유지역에서 3천만달러 이상을 투자하는 외국업체에 대해 제한적으로 적용하는 법인세 등 면세 혜택 기준도 낮출 방침이다. 이와 더불어 정부는 항만 개발 일정에 부응, 산업단지 등 배후단지도 개발해 물류 비용을 낮추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현재 부산신항에 1백13만평의 대규모 배후단지 개발을 추진하는 것을 비롯해 광양항에도 3백만평의 배후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임상택 기자 lim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