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자금 증시로...봄기운 가득한 객장] 주식펀드 하루 400억씩 유입

시중자금이 증시로 몰려오고 있다. "모두가 조정을 기다리면 조정은 오지 않는다"는 증시격언처럼 탄탄한 대기매수세가 주가를 강하게 밀어올리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최근 고객예탁금은 감소 추세였지만 외국인들의 주식매도분을 감안하면 개인의 대기매수 자금은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다는 게 증권업계의 분석이다. 개인들의 주식매도는 위탁계좌 증가로 잡히지만 외국인은 주식매도 후 곧바로 시장에서 돈을 빼내가는 게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고객예탁금은 지난26일 엿새만에 증가세로 돌아서 전일보다 4백48억원 늘어난 10조7천4백72억원을 기록했다. ◇개인들이 움직인다=미래에셋자산운용 윤창선 마케팅 팀장은 27일 "이달 들어 일평균 주식관련 펀드로 개인 자금이 80억원 가량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법인들의 뭉칫돈까지 포함하면 하루 3백억∼4백억원씩 들어오는 날이 적지 않다고 그는 덧붙였다. 미래에셋 템플턴 등 운용수익 실적이 좋은 투신·자산운용사들을 중심으로 꾸준히 들어오는 개인자금은 주식시장에서 6일 연속 1조5백억원 이상을 순매수한 기관의 든든한 배경이 됐다. 은행도 주식형상품 판매 경쟁에 나서고 있다. 국민은행이 지난 20일 시판한 혼합형상품인 '국민프랭클린더블히트신탁'엔 27일 현재 6백20억원의 개인자금이 들어왔다. 하나은행은 은행권에서는 이례적으로 1백% 주식에 투자하는 '초이스신탁'을 판매,발매 1주일만에 2백억원에 가까운 자금을 유치했다. 이 상품은 주공략층이 보수적인 고액 자산가 계층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주식시장이 견조한 상승을 보이면서 고객들이 느끼는 주식투자에 대한 위험부담도 한결 덜어져 판매가 예상밖의 호조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기관도 채권에서 주식으로=투신사와 자산운용사의 수익증권 및 뮤추얼펀드 수탁고는 연초 이후 꾸준한 증가세다. 작년말 54조1천9백8억원이었던 투신권의 주식관련 펀드(순수주식형과 혼합형) 설정액은 지난 25일 현재 57조6천1백95억원으로 불었다. 순증액만 3조4천2백87억원이다. 주목할 대목은 3조원 가량이 채권혼합형 펀드 증가분이란 점.주로 채권형상품에서 옮겨온 것이란 게 투신업계의 분석이다. 펀드평가회사인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한주동안만 5개의 시가채권형 펀드가 안정주식형 등 주식관련 펀드로 약관을 바꿨다. 제로인 관계자는 "경기회복에 따라 금리의 상승리스크가 커져 채권형 펀드로는 고객이 원하는 수익률을 내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주식시장이 빠르게 상승하면서도 눈에 띌만한 가격조정을 거치지 않는 안정된 모습을 보이자 서둘러 투자대상을 바꾸는 펀드가입자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기금의 투자아웃소싱 확대=한빛은행은 이날 자산운용사와 자문사들을 대상으로 주식투자 아웃소싱(외주)을 위한 제안서를 받았다. 마이다스에셋 조재민 대표는 "은행과 보험 카드사 등 금융회사들이 주식투자를 외부에 맡기는 아웃소싱을 확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연기금도 마찬가지다. 교원공제회는 이날 코스모투자자문에 1백억원을 일임자문 형태로 맡겼다. 군인공제회도 최근 3백억원을 6군데 자문사에 배분했다. 코스모투자자문 관계자는 "최근 공무원연금과 군인공제회 등 연기금의 주식투자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며 "이들은 일반펀드보다는 자문사나 자산운용사의 일임자문 형태를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민하 기자 haha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