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5일근무...생활이 바뀐다] '선진국 사례'

주요 선진국들은 이미 주5일 근무제를 시행한지 오래다. 선진국은 고용창출을 통해 실업자를 줄이기 위해, 아시아권 국가는 국제사회 비판과 국민불만 해소라는 동기가 작용해 주5일 근무제를 도입했다는 점이 차이점이다. 미국은 1938년 대공황으로 실업자가 양산되자 당시 루즈벨트 대통령은 고용 창출을 위해 같은 해 공정근로기준법(FLSA)을 제정, 근로시간을 주 40시간으로 줄였다. 미국 전기업이 주5일 근무제를 전면적으로 도입하고 있다고 하기는 어렵지만 대체적으로 사회각계에 주5일 근무제가 정착돼 있다. 우선 연방정부, 주정부 공무원 및 초.중.고등학교, 은행, 보험회사 등이 주5일 근무제를 시행하고 있다. 미국에서의 주5일 근무는 일반적으로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근무하고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휴무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지만 24시간 공장 가동업체 또는 주6일 또는 7일 영업하는 회사의 경우는 근로자가 주5일 근무하더라도 휴무일이 반드시 일률적으로 토요일과 일요일로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다. 일본은 장시간 근로를 통해 경쟁력을 창출한다는 국제사회의 비판과 경제동물(economic animal)이라는 비난에 직면, 88년부터 99년까지 11년에 걸쳐 주 48시간인 근로시간을 40시간으로 줄였다. 노.사 공익 대표로 중앙노동기준심의회를 구성해 법정근로시간 단축문제에 대해 협의했으나 노사간 합의에 이르지 못하자 공익위원이 중재안을 제시했고 노동성은 위원회 건의사항을 고려해 노동기준법을 개정하게 됐다. 주 40시간 근로는 종업원 3백인 이상의 제조업 건설업 금융업 통신업에서 94년 4월부터 시작돼 기업 규모에 따라 확산됐고 99년 4월부터 모든 기업에 전면 적용됐다. 일본능률협회종합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근로시간을 단축한 중소기업의 93%가 생산성 향상 효과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주5일 근무제를 도입한 기업의 79%는 근로시간 단축률 이상으로 생산성이 향상된 것으로 조사됐다. 1946년부터 주5일 근무제를 시행했던 프랑스는 97년 사회당이 집권하면서 공약사항이었던 고용창출을 위해 다시 한번 근로시간을 단축한 경우다. 12.3%에 달하는 실업률을 해소하기 위해 근로시간을 기존 주39시간에서 주35시간(주 4.5일 근무제)으로 줄인 것. 종업원 20인 이상 기업은 지난 2000년 2월부터 시행됐고 20인 이하의 영세기업은 올해 초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해 지난 2000년에만 총 16만5천여개의 일자리가 새로 창출된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은 개방이후 일반 근로자의 열악한 생활이 이어지고 빈부격차가 심화되는 등 개방후유증이 나타나자 95년 5월 법정근로시간을 주당 44시간에서 40시간으로 개정하는 주5일 근무제를 도입했다. 일반 국민들의 불만을 해소하고 휴일을 늘려 내수촉진 및 고용증대 효과를 달성하겠다는 정부의 의도가 자리잡고 있었다. 주5일 근무제의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주5일제를 실시한 첫해인 95년의 국내 관광객수는 전년대비 20% 증가한 1억명으로 집계됐다. 주5일 근무제 도입후 현재까지 관광관련 소비증가로 교통 항공 요식업 등의 업종에서 약 1백만개의 고용창출이 이뤄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