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일자) 의약분업 2년, 아직도 갈길 멀다
입력
수정
의약분업이 실시된지 오늘로 만 2년을 맞았다.
수십년간 지속돼온 의료관행의 근본틀을 바꾸는데 있어 어느 정도의 시행착오와 부작용은 예상됐던 일이지만 지난 2년을 평가한다면 긍정적 측면보다 부정적 측면이 많았다고 할 수 있다.
약국의 임의조제가 금지돼 의약품 오남용이 크게 줄어들었고, 전문지식을 지닌 의사의 처방을 받아 약을 사용하게 된 것은 의약분업의 성과임에 분명하다.
그러나 국민의 불편과 부담증가라는 부정적인 측면은 더욱 두드러진다.
수입을 늘리려는 일부 병의원은 한두번의 진료로도 좋을 만한 환자를 서너번씩 방문케 하는 과잉진료를 하는가 하면, 고가약품을 처방해 의료비를 부풀리는 부조리마저 저지르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국민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일이다.
이미 네차례에 걸친 의보수가 인상으로 건강보험료가 50% 가까이 인상됐지만, 누적적자가 2조5천7백억원에 이르는 건강보험의 재정상황을 감안하면 앞으로 부담이 늘어날 것임은 너무도 뻔한 일이다.
보건복지부는 건강보험료를 추가로 9% 올리고 약제비 상승을 억제하며 병의원에 대한 급여비를 줄이면 내년부터 건강보험의 재정흑자가 가능해져 더이상 국민부담이 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건강보험의 적자를 푸는데 동원된 방법이라곤 국고지원과 보험료 인상밖에 없었다는 점을 보면 기대할 게 없다.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
문제점과 부작용이 있다고 해서 엄청난 사회적 비용이 든 의약분업을 원점으로 되돌릴 수는 없는 일이다.
정부당국은 드러난 부작용을 가능한 한 단시일내에 해결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보다 기본적으로는 환자부담이 적은 소액진료는 본인부담으로 하고,의료비 규모가 큰 중병진료와 치료는 과감하게 건강보험이 부담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그것이 건강보험의 취지를 살리는 길임은 물론 보험재정의 건전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