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 탈황설비 증설 '고심'

정유사들이 휘발유 경유 등의 황 함유량을 줄이기 위한 탈황시설 증설 시기 등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환경부가 황 함유량 수치를 정유사별로 공개하는 등 규제가 강화되고 있지만 설비증설에 적잖은 투자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정유사들은 탈황설비의 조기 증설에 대해 내부적인 검토작업에 착수했다. 당초 환경부와 정유사들은 오는 2005년 또는 2007년까지 경유의 황 함량을 최고 50? 이내로 떨어뜨리는 방안을 협의해왔다. 그러나 경유의 황 함량을 50? 이하로 낮추려면 각 사별로 수천억원,정유업계 전체로는 4조원 정도의 자금이 소요될 전망인데다 최근 과잉생산에 따른 채산성 악화로 정유업체들은 투자시기와 규모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정유사들은 규제 방침이 마련되기 전까지는 황 및 벤젠함량 축소 경쟁을 벌이기보다는 현상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경쟁사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환경부의 이번 발표로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았다고 판단하는 정유사가 대대적인 탈황설비 공사에 착수,치열한 시설 경쟁이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