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코너] '팬아시아銀'에 거는 기대


워싱턴DC 인근에 있는 버지니아주 애난데일은 어엿한 한인상권지역으로 자리를 잡았다.


음식점 부동산중개업소 등 다양한 소규모 한국비즈니스가 번창,한국의 작은 도시 같은 느낌을 준다.
애난데일 상권이 갖고 있는 한국비즈니스의 흡인력이 교포사회를 발전시키는 역할을 하고,그 과정에서 상권도 더 커지고 있다.


이곳 애난데일에서 23일 작은 잔치가 열렸다.


뉴저지주 포트리에 본점을 둔 '팬아시아 은행'이 문을 연 것이다.
25년 전 워싱턴에 교포은행이 있었지만 바로 문을 닫았기 때문에 이곳에 한인비즈니스를 상대로 한 은행이 문을 연 것은 팬아시아가 처음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애난데일의 상권 규모나 교포수를 감안하면 한인비즈니스를 기반으로 한 은행 개설은 늦은 감이 없지 않다.


우리은행 뉴욕현지법인도 이곳 애난데일에 진출하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팬아시아 은행의 장점은 역시 한국말을 자유자재로 할 수 있는 교포들이 직원이라는 점.점포 개소식에서 만난 미래디아의 알렉스 로 부사장은 "교포 1.5세대나 2세대는 영어에 별 문제가 없지만 1세대들은 여전히 의사소통에 불편함이 많다"며 "팬아시아 점포가 그런 애로사항을 해결해줘 한인비즈니스에도 좋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영업시간도 평일 오후 5시까지로 미국은행보다 길다.


한인들이 자주 이용하는 송금 업무를 신속하게 처리해주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한국 사람들이 좋아하는 적금 상품도 내놓았다.


한가지 아쉬운 것이 있다면 이 은행의 고객이 거의 한국사람들이고 종업원도 한국사람들이지만,주인은 미국의 내셔널 팬 뱅크쉐어스라는 은행지주회사인 점이다.


93년에 교포은행으로 출범했지만 2000년 7월 이곳으로 넘어갔다.


이 은행의 행장 겸 이사회 의장은 양문석씨로 한국인이지만 실질적인 의사결정권을 갖고 있는 최고경영자(CEO)가 미국인인 앨 소렐인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이날 개소식에 참석한 교포들은 경제가 유난히 어려운 때 문을 연 팬아시아 은행이 한인사회와 동고동락하길 간절히 기원했다.


워싱턴=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