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호의 책이 있는 풍경] 낯선 곳으로의 열정 시리즈

본격적인 휴가의 계절이다. 직장인들에겐 휴가란 한 해의 반환점을 도는 의식이자 행사다. 해외에서 쉴 수 있는 행운을 가진 사람들도 많지만 아직 우리 사회에선 그렇지 못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멀리 떠나고 싶지만 시간 때문에 혹은 돈 때문에 떠날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한 책을 소개하려 한다. 프랑스의 라루스출판사가 내놓은 '낯선 곳으로의 열정 시리즈'다. 모두들 가보고 싶어하는 이탈리아 그리스 이집트를 '신비의 이집트''열정의 이탈리아''매혹의 그리스'라는 멋진 문화 예술기행서로 꾸며 펴냈다. 편안한 마음으로 쿠션이라도 하나 허리에 받친 채 큼직한 사진들을 한 장씩 넘겨서 읽어 보라.그리고 이따금 그림의 앞뒤를 차지하는 설명들을 읽어나가다 보면 당신은 어느새 이집트 이탈리아 그리고 그리스의 어느 곳을 여행하고 있다는 착각 속에 빠져들게 될 것이다. 엘리자베스 데이비드가 집필한 '신비의 이집트'(엘리자베스 데이비드 지음,효형출판)는 나일강변의 나라 이집트의 일상과 문화,역사와 예술을 다룬 책이다. 이 책의 처음은 이렇게 시작된다. "이집트로 떠나는 것,그것은 삶의 기쁨을 만끽하는 것이고,친절함과 소박한 유머와 지혜에 맞닥뜨리는 것이며…" 첫 장은 이집트 사람들의 일상이 화폭의 그림처럼 눈앞에 펼쳐진다. 찬란한 문명과 문화의 흔적들에서는 저승세계에서도 절대 권력의 영원함을 꿈꾸었던 파라오들의 세계를 볼 수 있다. 이집트의 상형문자를 최초로 해석한 샹폴리옹은 이집트 문명의 장대함에 대해 이런 말을 남겼다. '유럽에서 우리의 대성당 주랑 위로 솟아나는 상상력은 카르나크의 기둥실 안에 있는 1백34개의 기둥 아래에 멈춰서서는 무기력해지고 말았다.' 이집트 문명의 뿌리는 나일강과 함께 한다. 우간다와 에티오피아에서 발원하여 수단을 거쳐 무려 1천2백5㎞에 걸친 나일강은 끝없이 펼쳐진 아라비아 사막과 리비아 사막을 통과하면서 인류문명의 모태가 되었다. 멋진 휴가를 그리는 사람들에게 '신비로운 이집트'를 포함하여 '낯선 곳으로의 열정 시리즈'를 권하고 싶다. 공병호경영연구소 소장 gong@go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