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경제리더들] '농심' .. 辛라면 앞세워 대륙입맛 점령

농심은 두가지의 경영목표를 갖고 중국시장을 개척해가고 있다. 하나는 고급이미지 심기이며 또 하나는 미래시장 개척이다. 중국시장 경제는 다른 국가보다 비교적 늦게 형성됐다. 하지만 성장 속도와 규모가 눈부실 정도로 빠르고 크기 때문에 농림으로서는 중국시장은 놓칠 수 없는 전략지역이다. 농심(대표이사 이상윤)은 첫째 경영목표인 고급이미지 심기에 일단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소득수준이 높은 상류층을 집중 공략한 것이 주효했다는 게 내부의 분석이다. 농심의 이같은 평가는 실적에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현재 라면과 스낵류 등 15가지를 현지에서 생산해 판매하고 있다. 2000년 1천3백만 달러에 그쳤던 판매 실적이 2001년에는 2천1백40만 달러로 급신장했다. 올해는 4천만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해 목표가 달성되면 3년만에 3배 가량의 고성장을 달성하는 것이다. 농심 관계자는 "한류바람을 타고 한국식품에 대한 붐이 일면서 라면과 스낵류 소비층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며 "판매실적을 2005년까지 1억5천만 달러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농심의 중국진출은 지난 96년부터 본격화된 현지 생산정책에서 시작됐다. 중국 상하이에 첫번째 해외공장인 라면공장을 설립한 데 이어 98년 7월에는 칭다오에 농수산물 가공,스프생산 공장을 완공했다. 2년뒤인 2000년 11월에는 선양(瀋陽)선에 라면과 스낵공장을 완공함으로써 중국현지 일괄생산시스템을 착실히 다졌던 것. 농심이 이처럼 일찌감치 중국시장에 눈길을 돌릴수 있었던 것은 제품력에 대한 자신감에서 비롯됐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매운 것을 잘 못먹는 중국인의 특성에도 "매운 걸 못먹으면 사나이 대장부가 아니다"는 TV광고를 방영하며 고유의 맛을 굽히지 않았을 정도.이는 경쟁제품과 차별화된 고가정책에서도 확인된다. 중국 상하이에서 판매되는 "신라면"의 경우 2.8위안(4백48원)정도에 판다. 1.6위안에 팔리는 대만산 라면 미엔빠(面覇120)나 2위안인 일본의 출찌엔 이띵(出前一丁)보다도 훨씬 비싸게 받고 있는 셈.그럼에도 판매량에서 경쟁제품을 앞지르고 있다. 실제로 농심 신라면은 중국 상하이의 대형 할인점 굿베이까르푸 매장에서 단일품목 매출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고급제품이란 이미지가 먹혀든 결과다. 이같은 결실은 진출초기부터 펼쳐온 장기적인 브랜드 마케팅도 큰 힘이 됐다. 올해로 4회째인 세계 유일의 국가대항 단체전 바둑대회 "농심 辛라면배 세계바둑 최강전"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브랜드를 내세운 이 대회를 통해 농심은 세계 최대 소비국인 중국 일본 한국 등지에서 "辛라면"의 인지도를 크게 높일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농심은 앞으로 대도시 중산층 이상을 집중 공략하는 고급화 정책외에도 현지인 입맛을 따라잡는 대중화 전략도 적절히 구사한다는 방침이다. 농심관계자는 "현지에서 불고있는 한국식품 붐을 감안해 현지화된 신제품 개발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관우 기자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