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매수여력 '바닥'..예탁금 8조원대.올들어 최저치

"예탁금 감소는 기관과 외국인이 빼먹은 탓" 연중최저치를 연일 경신하고 있는 고객예탁금이 올들어 처음으로 8조원대로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예탁금 감소현상과 관련,기관과 외국인이 보유주식을 내다팔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한다. 반면 개인투자자는 신규 자금을 지속적으로 가져오고 있다. 그러나 증시의 횡보장세가 이어지면서 개인의 매수여력도 바닥을 드러내고 있어 향후 기관 및 외국인의 물량을 받아주기 힘들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15일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지난 13일 현재 고객예탁금은 전일보다 3백57억원 줄어든 8조9천5백10억원에 달했다. 4일 연속 감소세를 보이면서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예탁금이 올들어 연중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 3월14일(12조7천3백49억원) 이후 3조8천여억원이 줄어든 동안 개인은 총 5조9천억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수한 것으로 대우증권은 분석했다. 즉 이 기간중 개인들은 2조원이상의 돈을 새로 투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반해 외국인과 기관은 이 기간중 4조9천억원과 4천2백억원이상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특히 개인이 1조6천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한 코스닥시장에서 기관은 무려 8천1백억원이 넘는 물량을 처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닥 시장의 거래규모와 주가 움직임을 감안할 때 기관 물량을 받아준 개인이 상대적으로 큰 타격을 입었다고 대우증권은 분석했다. 기관은 거래소시장에선 3천9백억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여 상반된 투자패턴을 보였다. 대우증권은 그러나 앞으로 개인의 매수세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8월 현재 실제 투자에 나서는 활동계좌는 4백만개에 달하고 있으나 계좌당 평균 보유현금은 2백20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돼 매수여력이 바닥을 드러내기 시작했다는 게 대우증권의 설명이다. 지난 6월 이후 예탁금으로 신규 유입되는 자금이 격감한 것도 이 때문이다. 대우증권 홍성국 투자분석부장은 "기관투자가가 기업공개(IPO)때 받은 주식을 코스닥에서 내다팔아 차익을 챙기는 구조가 계속되는 한 개인의 매수여력은 고갈될 수밖에 없다"며 "기관에 배정되는 IPO 물량을 줄이고 장기투자를 유도하는 정부 정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대우사태로 인한 기관의 손실보전을 위해 지난 2000년 공모물량중 후순위담보채(CBO)펀드 배정비중을 높이는 방법으로 기관에 돌아가는 물량을 늘렸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