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포커스] 권영건 <코리아21벤처캐피탈 대표>

창투사 코리아21벤처캐피탈의 권영건 대표(46)는 "벤처기업에 대한 창업투자가 올해로 불황의 터널 후반부를 지나고 있는 것 같다"고 전망했다. 이에따라 내년엔 투자조합 결성 등에서 다소 공격적으로 나서도 될 것 같은 예감이 든다고. 권 대표가 2000년 가을에 설립한 코리아21벤처캐피탈은 '보수적인' 투자를 지향해 왔다. 특히 금년도의 기업공개(IPO) 및 증시 상황 등이 좋지 않을 것으로 예측, 철저하게 소수 우량기업 선별투자로 리스크 관리를 해왔다. 권 대표는 "외부감사가 아직 끝나지는 않았지만 최근 사업연도(올 6월말 결산)에 적자를 면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창투업의 불황 사이클을 감안할때 적자를 면한 것 자체만으로도 대단한 '선방'이다. 그는 "내년에는 상황이 호전될 것으로 보고 2개 정도의 투자조합 결성을 계획중"이라고 덧붙였다. 권 대표는 벤처캐피털 업계 경력으로만 보면 '늦깎이'에 속한다. 그러나 다양한 업종 경험과 특유의 친화력을 밑천으로 코리아21벤처캐피탈을 불황속에서도 '소프트 랜딩'시키는데 성공했다. 권 대표는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했다. 졸업후 짧은 기간이나마 영자신문의 수습기자 생활을 경험했다. 증권회사들을 상대로 정책금융을 주로 집행했던 증권금융(주)에서도 일했다. 외국어대학교 통역대학원에 들어가 2년동안 공부해 유창한 영어실력도 겸비했다. 증권회사에서 비교적 오랜기간 근무했다. 증권사 부장시절에는 틈틈히 시간을 내어 1주일에 두시간 정도는 모 여자전문학교에서 생활영어 강의를 맡았다. 외환위기 사태이후 투자자문회사를 경영하다 코리아21벤처캐피탈을 설립하면서 창투업계에 뛰어들었다. 권 대표의 코리아21벤처캐피탈은 대표이사의 경력을 십분 활용해 기본적인 창업투자(벤처투자)에 자본시장의 자산운용을 가미해 수익 극대화를 도모해 왔다. 극심한 불황속에서도 최근 사업연도에 적자를 면할 수 있을 정도의 실적을 낸 것은 자산운용 노하우가 있었기 때문이라는게 권 대표의 얘기다. 그는 "벤처업계 및 자본시장 불황으로 창업투자회사의 난립상태가 정리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역설적으로 이번 한파로 인해 한국 창투업의 '실질 경쟁력'은 더 높아졌다는게 권 대표의 분석이다. (02)786-3622 양홍모 기자 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