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 Money] 음반 '불황의 늪' 벗어나려면

세계 음반시장이 불황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미국의 대중음악 전문주간지 '빌보드' 최근호는 올 상반기 미국의 음반 총 판매량이 3억1천1백10만장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9% 감소했다고 밝혔다. 연간 음반 판매액이 4천억원 정도인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가뜩이나 취약한 구조에 연예계 비리 수사가 장기화되면서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국제음반산업연맹(IFPI)의 추정에 따르면 전세계 음반산업 규모는 지난 96년 3백98억달러를 기록한 이후 해마다 감소하기 시작해 지난해에는 전년도보다 33억달러나 감소한 3백37억달러 수준에 머물렀다. 불법 복제물의 범람과 인터넷을 통한 음악파일의 다운로드가 이같은 침체의 주요인이라고 음반 관계자들은 전한다. 전문가들은 음반산업 활성화를 위해선 할리우드의 발전과정을 참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할리우드는 오늘날과 같은 거대한 영화산업의 메카로 자리잡기 전 TV와 가정용 비디오기기의 출현으로 위기에 직면했다. 그러나 할리우드는 새로운 매체를 영화산업의 수익모델로 끌어안으며 더 큰 성장을 이뤄냈다. 영화관에서 상영된 영화를 비디오로 출시하고 유료 TV나 일반 TV로 판권을 넘기면서 수익구조를 다양화한 것. 소니 등 일부 메이저 음반사들은 이러한 교훈을 받아들여 보다 쉽고 빠르게 자신이 원하는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새로운 소비행태에 익숙한 수요자들을 정상적인 수익구조 안으로 끌어들이려는 노력에 착수했다. 단순히 매장에서 CD 등을 파는 구조에서 벗어나 인터넷을 통한 다운로드와 구매를 정상적인 수익모델로 변화시키려는 노력들이 성공을 거둔다면 음반산업은 위기가 아니라 더 큰 기회를 맞을 수도 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