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 동의안 통과 예측불허] 한나라 '자유투표'-민주 '찬성'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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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로 예정된 장대환 총리 지명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의 국회 통과여부가 최대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장 지명자와 관련된 각종 의혹이 명쾌하게 해명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국회 과반을 차지하고 있는 한나라당 소속의원들 사이에 '강경기류'가 흐르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에선 한나라당이 소속의원들에게 '자유투표'를 하도록 하고 민주당이 당론으로 인준찬성을 택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그러나 장상 전 총리서리가 자유투표에서 부결된 전례가 있고 장 지명자의 '도덕성 흠결'이 장 전 총리서리에 비해 심각하다는 인식도 없지 않아 부결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청문특위 위원 13명중 한나라당 위원 6명 전원이 반대의사(부정적 유보 포함)를 나타낸 반면 민주당 위원 6명은 찬성(유보포함), 자민련 송광호 위원은 유보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들은 대체로 당내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는 셈이다.
현재 의석은 한나라당이 1백39석, 민주당 1백13석, 자민련 14석, 무소속 등 6석으로 한나라당이 과반을 2석 넘긴 의석을 확보하고 있다.
한나라당이 반대하면 부결되는 의석분포다.
한나라당은 여론을 광범위하게 수렴한 뒤 28일 의총에서 최종 당론을 정한다는 방침이다.
이를위해 당 여의도연구소에서 27일 저녁 긴급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한나라당은 26일 전국 성인남녀 1천6백명을 상대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장 지명자의 도덕성에 문제가 있다'는 의견이 75%, '총리자격이 없다'는 의견이 52.2%였다고 밝혔다.
한나라당 소속의원들의 분위기는 강경한 쪽이지만 당 지도부는 자유투표를 실시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일단 당론으로 '찬성투표'를 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지난번 '권고적 당론투표'라는 어중간한 방식을 택했다가 반란표가 20여표 나온데 따른 것이다.
한화갑 대표는 이날 고위당직자회의에서 "장 지명자의 답변태도가 성실하고 소신있더라"며 "2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당론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균환 총무는 "이번에도 부결되면 국정혼란과 공직사회 동요가 오고 대외적 신인도에 엄청난 타격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지도부는 반란표를 던질 가능성이 있는 당내 소장파 의원들을 집중적으로 접촉, 이탈표 방지를 위한 설득작업을 벌이고 있다.
자민련의 경우 의총에서 의견이 하나로 결집되기는 어려운 상황이어서 '자유투표'를 할 가능성이 높다.
이번 표결 결과는 향후 김대중 대통령의 임기말 국정운영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정치권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올연말 대선을 앞두고 정국의 중대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게 정치권의 공통된 전망이다.
이재창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