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주택시장에 타운하우스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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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스오버(crossover)란 음악장르가 있다.
팝과 클래식을 넘나 드는게 일반적이다.
소프라노 가수 조수미씨가 대중가요를 부른다거나 바이올린 주자인 김지연씨가 재즈 연주자들과 함께 공연하는 경우가 크로스오버다.
서로 다른 장르가 합쳐지는게 특징이다.
주택 양식 가운데는 타운하우스(Town House)가 크로스오버에 속한다.
아파트와 단독주택의 중간쯤에 해당되는 주택 형태이기 때문이다.
미국에선 꽤나 보편화된 주택 형태가 타운하우스다.
최근 들어 타운하우스가 국내 전원주택시장에서 새로운 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타운하우스의 구조
타운하우스는 외관상 1채의 주택처럼 보이지만 2~3가구가 함께 살 수 있도록 지어진다.
마당은 나누어 쓰지만 출입문은 가구마다 따로 마련된다.
지붕도 하나지만 내부구조는 완전히 독립돼 있다.
가구와 가구는 벽으로 구분되는 합벽(合壁)식 구조다.
기존의 연립주택이 층별로 가구가 분리되는데 반해 타운하우스는 수평으로 가구가 나눠진다.
마당은 합벽선을 기준으로 나눠 쓴다.
결국 타운하우수의 외관은 단독주택이지만 내부 구조로 들어가면 공동주택인 셈이다.
그래서 타운하우스의 별명은 '아파트 같은 단독주택'이다.
타운하우스의 장점
우선 비용이 적게 든다.
예를 들어보자.
건축법상 가로 및 세로 길이 각각 10m인 땅에 단독주택을 지을 때는 대지경계선에서 1m 안쪽으로 건물을 지어야 한다.
그렇지만 한 채에 2~3가구를 들이는 타운하우스는 대지경계선과 건축선을 떼어야 하는 면적이 단독주택 때보다 30%가량 줄어든다.
타운하우스 3채를 지으면 단독주택 1채를 지을 수 있는 면적이 빠진다.
그만큼 택지구입 비용이 줄어든다는 결론이 나온다.
건축비용도 단독주택 2~3채를 각각 건립하는 것보다 싸다.
건평이 같기 때문에 건축비용이 단독주택을 건립할 때와 똑같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하지만 타운하우스의 벽이 서로 맞대있고 규격화된 자재를 일괄 구입할 수 있어 같은 가구의 단독주택을 지을 때보다 최소 10% 정도 비용이 절감된다는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무형의 효과도 크다.
아파트에선 경험하지 못한 이웃간의 정(情)을 느낄 수 있는게 대표적이다.
"한 지붕 아래 살고 있다는 공유의식 때문 아니겠냐"고 타운하우스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은 말한다.
비용
대지 구입비 평당 50만원에 건축비 평당 3백50만~4백만원이 전원주택에 들어가는 통상적인 비용이다.
타운하우스 비용은 전원주택에 비해 대지 구입비 30%, 건축비 10% 정도가 적게 예상된다.
타운하우스는 대개 복층으로 지어지기 때문에 같은 면적의 빌라보다는 10평 정도 공간을 넓게 쓸 수 있다.
같은 비용으로 타운하우스와 빌라를 건립한다고 할 때 타운하우스의 이용공간이 넓다는 얘기다.
타운하우스 건축은 신고만 해도 되는 전원주택과는 달리 허가를 얻어야 한다.
때문에 개인이나 동호인들이 타운하우스를 지으려면 번거로운 절차를 거쳐야 한다.
전문업체가 조성하는 타운하우스 단지를 눈여겨 보는게 나을 것 같다.
김호영 기자 h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