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로 재활꿈 키운다 .. 의정부교도소 職訓 수익성 다른곳의 수십배

5년형 이하의 단기수들이 복역하는 의정부 교도소가 전자제품과 농업제품 등을 생산하는 중소 벤처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올해 초 '실효성있는 직업훈련을 실시하자'는 법무부 교정국의 독려로 나선 수익사업들이 본궤도에 오르기 시작한 것. 수익사업에 종사하는 재소자들은 성과를 인정받아 일반 수형자에 비해 최고 4백배나 많은 월급을 '인센티브'형식으로 받고 있다. 11일 의정부 교도소에 따르면 이곳 수형자 30명이 만든 'KPI-M26'전기면도기는 시판에 나선 지난달 8천7백만원어치나 팔렸다. 이는 당초 예상 매출액(6천만원)을 뛰어넘은 것. 중소기업인 조아스전자의 기술자문을 받은 이 제품은 개당 1만1천원에 전국 44개 교도소 매점 및 교도작업제품 전시관 등에서 팔리고 있다. 아직까지는 미결수들이 교도소내 매점에서 사는 게 대부분을 차지한다. 하지만 일반인들의 수요도 늘고 있다고 교도소측은 설명했다. 지정수 교정관은 "홍보비 판매비 인건비 등이 거의 들지 않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이 뛰어나다"며 "'수형자가 만든 제품을 집에 두고 쓰면 행운을 가져다준다'는 속설도 판매 신장에 한몫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도소는 조만간 인터넷 사이트인 'LGe숍'등을 통한 인터넷 판매에 들어가는 등 전자상거래 시장을 적극 공략하기로 했다. 면도기 제조팀 수형자들의 생활은 일반 직장인과 거의 비슷하다. 평일에는 오전 8시30분부터 오후 5시까지 8시간씩 일하며 토요일에는 4시간 근무한다. 일요일은 쉰다. 월급은 16만8천∼20만6천원으로 일반 수형자들의 노동수입(5백∼9천1백원)에 비해 훨씬 많다. 2∼3년 정도 일하면 어느 정도 목돈을 쥐고 출소할 수 있다고 교도소측은 설명했다. 안규호 의정부 교도소장은 "수형자들이 출소 뒤에 원하면 조아스전자에 취업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고 있다"며 "이들이 일하는 보람을 느끼고 사회적응 능력을 기를 수 있어 교화 효과도 크다"고 강조했다. 의정부 교도소는 면도기 외에 다양한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우선 오는 26일부터 교도소 인근 11만평의 논밭에서 재배한 고급 콩인 '황금대두'10?을 시중보다 30% 이상 싼 값에 지역 주민들에게 팔 계획이다. 교도소는 수건 및 운동화 제조팀도 조직했으며 기술을 전수해 줄 제휴선을 찾고 있다. 버섯재배사업을 벌이기 위해 수익성 조사에도 나섰다. 법무부의 하기수 교정과 서기관은 "교도소가 벌어들인 돈은 일단 국고에 귀속된 뒤 외국어 및 컴퓨터 교육,기자재 도입 등 수형자 직업훈련에 재투입된다"며 "법무부 차원에서 다양한 수익사업을 발굴해 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의정부=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