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5일자) 주5일제 쫓기듯 서둘러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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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5단체가 어제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오늘 열리는 국무회의에서 주5일 근무제에 대한 정부안을 수정해 줄 것을 요청했다.
주5일제 시행시기는 주당 50시간인 실근로시간이 44시간 이하로 낮아지는 시점까지 연기돼야 하며,주휴를 무급화하고,휴가일수도 일본수준(1백29~1백39일)으로 축소할 것을 다시 한번 촉구했다.
경제계의 이같은 입장은 이전부터 계속돼 온 것이지만 이를 새삼 강조하고 나선 것은 현행 정부안을 도저히 수용할 수 없다는 점을 거듭 분명히 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는 그동안 수차례에 걸쳐 주5일 근무제는 가야할 방향임에 분명하지만 국민경제생활 전반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오는 중대사안인 만큼 신중하게 처리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바 있다.
첨예한 이해관계가 걸려 있는 사안이고 한번 제도화하면 되돌리기 어려운 성질의 것이기 때문에 노사합의 없는 정부의 일방적인 강행방침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무엇보다도 경제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주5일제가 국가경쟁력을 저해하는 꼴이 되지 않도록 해야할 것 또한 두말할 나위도 없다.
일본보다도 휴일을 더 많게 하려는 것이 지금 우리 형편에 과연 걸맞은 지 냉정히 생각해야 한다.
재계가 주5일제를 도입하려면 국제기준에 맞게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충분한 설득력이 있다.
주휴 유·무급화 논란도 마찬가지다.
주휴 유급화 방침을 정한 정부는 무급화할 경우 임시직과 일용직의 임금보전이 어렵고,이 때문에 노동계의 반대가 심하다는 현실적인 문제를 들고 있다.
그러나 주5일제가 새로운 임금인상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하려면 현행 임금총액은 수당 등의 형태로 보전하되 주휴 무급화로 무노동·무임금 원칙을 살리는 것이 옳다.
정부 입법안의 내용도 문제지만 아직은 주5일제를 시행할 여건이 되지 못했다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다.
주5일제가 실시되면 연간 추가인건비 부담이 19조원에 이를 것이란 경제계의 추산도 간과할 수 없는 대목이지만 경기마저 침체조짐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고 보면 걱정스런 것이 사실이다.
시행시기에 대해선 이미 규제개혁위원회에서 시기상조라는 지적이 있었다.
따라서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다시 논의해야 한다고 본다.
노사 모두 반대하는 제도를 정부에서 왜 쫓기듯 서둘러야 하는지 우리는 이해하기 어렵다.
그렇지 않아도 복잡한 대선정국에서 갈등을 증폭시킬 필요가 무엇인지,정부안 확정에 앞서 다시 한번 생각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