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대량 감원설 '술렁'

실리콘밸리가 대량 감원설로 또 다시 술렁이고 있다. 실리콘밸리 실업률은 7.7%로 미국 대도시 가운데 가장 높다. 반도체 제조장비 회사인 노벨러스시스템스가 지난 15일 규모를 밝히지 않은 채 감원계획을 발표한 데 이어 썬마이크로시스템즈 AMD 어플라이드머티리얼스 등이 조만간 대량 감원에 나설 것이란 분석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메릴린치의 스티브 밀루노비치 애널리스트는 "썬이 전체 직원 3만9천4백명의 20%인 8천명 가량을 감원할 것"이라는 보고서를 16일 내놓았다. 이에 앞서 샌포드 번스타인의 토니 사코나기 애널리스트는 썬이 4천~8천명을 감원할 것이며 17일 실적 발표 때 이를 함께 공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의 로라 코니글리아로 애널리스트도 이달 초 4천5백명의 감원을 예상했다. 스콧 맥닐리 썬 회장은 최근 로이터와의 회견에서 "지속적인 수익성을 회복하지 못하면 감원을 고려할 수도 있다"고 밝혔었다. AMD는 지난해 9월 전체 직원의 15%인 2천3백명을 줄였으며 1만3천명의 직원 가운데 5% 정도를 추가로 감원할 것(푸르덴셜증권의 한스 모세스만 애널리스트)으로 예상되고 있다. 어플라이드머티리얼스의 경우 1만7천명의 8~15% 가량의 감원(뱅크오브아메리카 마크 피츠제럴드 애널리스트)이 점쳐지고 있다. 지난 20년 동안 감원 기록이 단 한 차례밖에 없는 썬이 감원위기에 직면한 것은 실적 부진 때문이다. 썬의 매출은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 2000년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 지난해에는 5억8천7백만달러의 적자를 냈다. 실리콘밸리=정건수 특파원 ks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