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뱀毒 항암물질 발견.. 연세대 정광회교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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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 서식하고 있는 독사인 칠점사(까치 살무사)의 독에서 암 전이를 막는 단백질 신물질이 발견됐다.
연세대 심혈관치료연구실 정광회 교수팀은 과학기술부 신기능 생물소재개발사업으로 지난 98년부터 4년 동안 칠점사 뱀독을 연구한 끝에 암 전이를 강하게 억제하는 삭사틸린(Saxatilin)이란 새로운 단백질을 분리,그 구조를 밝혀내고 유전자를 확보하는데 성공했다고 12일 발표했다.
연구팀은 8개국에 물질특허를 출원했다.
연구팀은 칠점사에서 분리한 삭사틸린 단백질을 효모에 삽입시킨 뒤 대량 배양시키는 방법으로 30ℓ 배양액에서 약 5g의 삭사틸린을 제조했다고 설명했다.
정상적으로 5g의 삭사틸린을 추출하기 위해서는 10만마리의 칠점사가 필요하다.
칠점사는 한 번 물리면 일곱 발자국도 못 간다고 해서 붙은 이름으로 한국의 뱀 가운데 독성이 가장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에 발견된 삭사틸린은 미국 하버드대에서 개발한 혈관생성 억제 유전자인 '안지오스타틴'에 비해 10배 이상의 활성을 나타냈으며 정상 신생혈관 형성에는 영향을 주지 않고 암조직의 신생혈관 형성에만 선택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진은 덧붙였다.
연구팀은 연구용 생쥐를 이용,이 물질의 암 전이 억제효과를 조사한 결과 폐암 대장암 흑색종양들의 성장을 강력하게 억제했다고 밝혔다.
또 뱀 독에서 분리된 물질이면서도 독성이 매우 낮아 신약으로서의 개발 가능성이 높다고 소개했다.
연구팀은 앞으로 이 물질을 사용한 신약을 개발하기 위해 만성 독성실험 임상시험을 계속하는 한편 외국 제약사와 라이선싱계약도 맺을 계획이다.
정광회 교수는 "삭사틸린은 백내장 등을 포함한 다른 난치성 치료제 개발에도 쓰일 수 있는 획기적인 신물질로 기대된다"며 "다른 질환 치료제로 활용하기 위한 공동 연구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춘호 기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