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가 보는 대선이후 증시] <1> "누가되건 지금이 살때"

증권전문가들은 오는 19일 대통령선거 이후 전개될 연말 연초 장세에 대해 상승쪽에 무게중심을 둔다. 물론 조정 가능성에 더 주목해야 한다는 전문가도 있긴 하다. 하지만 덜 오른 종목을 중심으로 분할 매수할 때라는 의견이 많다. 삼성 LG 대우등 주요증권사 리서치센터 책임자 6명의 장세전망은 "2강,2중,2약"으로 요약된다. 그러나 매수매도 타이밍에 대해선 1명만이 이제 팔아야 한다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대선의 결과가 증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선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있다. 후보간의 정책차이가 있긴 하지만 시장에 결정적 변수가 안 될 것으로 내다봤다. 소비둔화세가 지속될 것인지,수출은 계속 늘어날 것인지,또 이라크와 미국과의 전쟁 여부 등이 주요한 변수로 꼽혔다. 시장 내부적으로는 개인투자자의 자금유입이 지수의 방향성을 가를 것이라는데 이들의 의견이 일치했다. ◆대선 이후 장세전망 내년 1분기까지의 장세전망은 대체로 '맑음'이다. 삼성증권 임춘수 상무는 "전세계적으로 경제정책이 공조체제를 갖춰가고 있다"며 향후 장세를 낙관했다. 정부가 국내 소비과열이나 부동산문제에 대해 조기에 적극 대응,위험을 미리 제거한 것도 시장에 안정감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조홍래 동원증권 부사장은 내년 1분기 경기전망이 나쁘지 않아 증시의 완만한 상승세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김석중 교보증권 상무는 "지수의 상승폭이 크지 않더라도 큰 시세를 내는 종목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전병서 대우증권 본부장은 "외국인의 보유비중이 높아 추가상승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의견을 냈으며 박윤수 LG증권 상무는 "새해 1월 이후 호재가 없어 조정국면에 들어갈 것"이라며 신중한 의견을 보였다. 임태섭 골드만삭스 이사는 "주가 상승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게 부담스럽다"고 전제한 뒤 "새정부가 들어선 뒤 재정정책 등을 어떻게 가져가느냐가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선거 자체에 대해선 교보증권 김 상무만이 시장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본 데 반해 다른 전문가들은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있다. 그보다는 두 후보의 정책차이가 크다는 점에서 당선자가 누가 되느냐에 따라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골드만삭스 임 이사는 "이회창 후보는 기업지배구조 개선분야에서,노무현후보는 시장자율성 보장이라는 측면에서 시장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주요 변수 크게 세가지다. 소비동향,미국시장,유동성 추가유입 등이다. 소비에 대해선 급격한 둔화세가 지속될 경우 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둔화세가 진정되지 않을 경우 기업의 실적이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또 미국경제가 아직 확실하게 회복세에 접어들었다고 보기 어려운 만큼 주요 경제지표를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고 이들은 강조한다. 최근 매수주체가 외국인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외국인이 매도세로 돌아설 경우 시장이 급속히 냉랭해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시장 주변을 떠돌고 있는 개인투자자의 부동자금이 언제 어느정도 증시에 유입되느냐도 지수의 방향을 가를 것으로 전문가들은 판단하고 있다. 시장의 체력이 보강되지 못할 경우 지금의 상승세가 자칫 모래성이 돼버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살때인가 팔때인가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주식을 살때라고 말한다. 삼성증권 임 상무는 "무조건 사야 한다"며 연말연초 지수는 650~800선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동원증권 조 부사장은 "지수대는 700~850에 머물 것"이라며 분할매수를 권했다. 골드만삭스 임 이사와 교보증권 김 상무는 시장이 약세장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낮다는 점에서 덜 오른 종목을 중심으로 분할매수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LG증권 박 상무는 "지수가 고점에 올라왔다는 점에서 이달부터는 이익실현에 나서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