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발목잡는 '3大 복병' 있다 .. 美증시 조정 등

증시 분위기가 차갑다. 장중 700이 깨지기도 했다. 외국인은 1천억원어치가 넘는 주식을 팔았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현상에 대해 크게 세가지 이유를 든다. 첫째는 미국증시의 조정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것을 꼽는다. 둘째는 목요일(12일)로 다가온 트리플위칭데이(선물.옵션.개별옵션 동시만기)의 위험을 피하려는 투자자가 많다는 점을 지목한다. 셋째는 IT주가 주춤거리면서 선도주가 사라져 버렸다는 것. 그러나 상승추세가 완전히 꺾이지 않았다는 점에서 무조건적인 매도는 피해야 한다고 이들은 강조한다. 대신 재료를 보유한 종목으로 투자대상을 압축해 탄력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것. 미래에셋 이종우 전략운용실장은 "지수 700선에서 횡보장이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선별 대응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조정받는 미국증시 ] 미국증시는 조정국면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1월27일 9,000선 바로 밑까지 올라왔던 다우지수는 8,400대로 떨어졌다. 실업률이 당초 예상치보다 높게 나타나고 기업의 실적 전망치가 하락하는 등 실망스러운 재료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특히 지난달 이후 크게 오른 지수가 조정을 받을 시점에 좋지 않은 재료만 부각되고 있다. 그러나 큰 재료가 시장의 평가를 기다리고 있다. 미국 행정부의 경제팀이 바뀌었다. 부시행정부가 감세(減稅)정책을 밀고 나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것이다. 실제 이 정책이 실현될 경우 시장으로의 자금유입이 촉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뮤추얼펀드에서 자금이 계속 빠져 나가는 현 상황에서 대형 호재가 발생하는 셈이다. 미래에셋 이 실장은 "부시의 감세정책이 실제로 펼쳐질 경우 모멘텀과 유동성이 취약해지고 있는 미국시장이 활력을 되찾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12일 트리플위칭데이 ] 선물 옵션 만기일은 주식투자하는 사람에겐 피하고 싶은 날이다. 프로그램 매수로 사들였던 종목이 대부분 청산되기 때문에 지수가 부담을 받기 때문이다. 12일은 선물과 옵션 외에 개별주식옵션 만기까지 겹쳐 있다. 9일 현재 매수차익거래 잔고는 6천억원 수준이다. 전문가들이 추정하는 만기일의 프로그램 매도규모는 3천억-4천억원선이다. 나머지는 연말배당과 연계돼 내년 3월로 넘어갈 전망이다. 작년 12월에 비해 절반정도의 적은 물량이 출회될 것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실제 프로그램매물이 얼마나 나오느냐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현대증권 황정현 선임연구원은 "만기물량 규모보다는 이를 흡수하는 저가매수세가 얼마나 유입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700선이 지지선 역할을 해주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충격은 예상보다 작을 수 있다는 조심스러운 전망도 나오고 있다. [ 선도주 부재 ] IT주의 주가 상승세는 일단락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삼성전자를 외국인이 연일 팔고 있는데서도 이를 읽을 수 있다. 은행 자동차 내수업종 등으로 이어지던 순환매의 고리도 끊어졌다. 저가주만이 틈새를 비집고 활발히 거래되고 있다. 지난달과 비교할 때 시장의 질이 크게 떨어졌다는 지적이다. 이는 선도주가 없어진데 따른 현상이다. 미래에셋 이 실장은 최근 장세 변화와 관련, "IT주는 1위 업체들의 실적이 호전되면서 주가가 상승해 업종 전체의 실적을 반영하지 못한 위장된 오름세였다"며 "선도주가 없어지면서 시장이 탄력을 잃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IT주의 바통을 이어받을 선도주로 수출관련주를 꼽는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