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한국의 선택] 대통령 당선자 이랬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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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약을 꼭 지켜서 서민들의 아픈 곳을 치료해 주는 대통령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19일 밤 대통령 당선자 윤곽이 드러나기 시작하자 신성한 한 표를 던진 유권자들은 당선자의 공약이 '공약(空約)'으로 변질되지 않기를 기대하며 나름대로 희망사항을 내놓았다.
이은창 스카우트 팀장(30)은 청년 실업을 심각한 사회 문제로 꼽고 '보여주기식 성과 위주의 실업대책이나 비정규·임시직 중심의 일자리 창출보다 청년 구직자들이 노동시장에 안정적으로 진입할 수 있는 질 위주 실업대책'을 주문했다.
교사들은 교육정책과 입시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해 달라는 바람을 나타냈다.
서울 개성여고 서범석 교사(30)는 "매번 바뀌는 수능시험제도 때문에 아이들이 혼란스러워 한다"며 "새 정부는 장기 비전을 갖고 공교육을 내실화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인숙 부천북중 교사(25)는 "사교육에 뒤처지지 않는 공교육이 되도록 시설투자 등도 늘려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치권의 변화를 기대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회사원 심우철씨(29·경기도 의왕시)는 "구태의연한 기성 정치인들보다 균형감각을 가진 새 인물들로 참모진을 구성해 대통령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독단적인 권력구조를 바꿔 나가야 한다"며 "통일지향적이고 개혁적인 대통령이 돼 줄 것"을 요청했다.
중소기업인 케이디미디어에 다니는 신직수씨(30)는 직장인과 자영업자 간의 징세 형평성을 주문했다.
신씨는 "변호사 의사 등 고소득 자영업자들의 탈세 여부를 집중 감시해 유리지갑인 직장인들의 상대적 박탈감을 없애달라"고 말했다.
금강기획 카피라이터 안순학씨(29)는 "저축만으로도 집을 장만할 수 있도록 집값 안정에 힘써 달라"고 말했다.
중앙부처 이모 과장(45)은 "민간의 인센티브 제도나 발탁 인사 등을 공무원 사회에도 과감하게 채택해 달라"고 말했다.
수도권 집중 해소도 제기됐다.
신림동에서 고시공부 중인 김준범씨(27)는 "고향이 지방이라 문화시설,교통,학교 등만 좋으면 지방에서 근무해 보고 싶다"며 "다만 수도권 이전은 공론화 과정과 사회적 합의를 통한 점진적 접근이 좋을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서울 용산 소재 중학교에서 교무직으로 근무하는 김모씨(28)도 "수도권 집중 해소책이 필요하다"면서 '지역별로 특정산업이나 문화진흥을 특성화하는 정책'을 제안했다.
사회부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