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첫 선택-노무현] 재계가 대통령 당선자에게

경제계는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산업경쟁력을 강화하는데 국정의 최우선 목표를 두는 "경제대통령"이 되어 줄 것을 한결같이 주문했다. 재계는 노 당선자에게 축하와 환영의 뜻을 나타내는 가운데 대기업정책이 어떻게 변할 것인지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대한상공회의소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경제단체는 19일 일제히 "축하 논평"을 내고 노 당선자가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드는데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가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과감한 규제완화 등을 통해 시장경제 원칙을 존중하면서 기업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전경련 김각중 회장은 "규제완화를 통해 기업들이 경영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고 시장원리와 기본에 충실한 정책을 폄으로써 국가경쟁력을 강화하고 대외신인도를 높이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김 회장은 "우리 경제계도 경영의 투명성 제고와 경쟁력 강화를 통해 일류기업을 지향하며 노·사·정 화합과 협력을 바탕으로 국가경제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하는데 적극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대한상의 박용성 회장은 "우리 경제는 새로운 성장모멘텀을 창출하지 못하면 향후 5년내 중국에 밀려날 수밖에 없는 중대한 고비를 맞고 있다"며 "기업인의 창의성이 존중되고 기업활동의 자유가 보장되는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기업의 해외탈출에 따른 제조업 공동화를 막고 선진기술과 자본을 유치해 21세기 동북아 중심국가로 발돋움하려면 시장경제의 자율성과 역동성이 제대로 발휘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박 회장은 또 시장의 활력을 떨어뜨리는 각종 규제를 근본적으로 재검토해 줄 것을 요청했다. 특히 국제관행이나 기준과 동떨어진 노사부문을 개혁해 법과 원칙이 지켜지는 사회를 건설하고,공공부문도 '작고 강한 정부'가 되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무역협회 김재철 회장은 "수출이 지속적으로 경제성장을 견인하도록 수출구조 고도화에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노사안정 등 기업경영환경을 개선하고 중국의 부상 등에 대응해 상품위주 무역에서 탈피해 서비스 수출산업을 함께 육성하는 '복합무역전략'을 추진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김재철 회장은 정보화 세계화된 인력을 양성하고 획기적인 규제개혁을 통해 세계의 기업·정보·사람이 몰려오는 나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기업인들에게는 사업할 의욕을 고취시키고,근로자들에게는 일할 맛 나는 일자리를 제공하며,외국인들에게는 와 보고 싶은 매력 있는 대한민국을 건설하는 경제대통령이 돼야 한다"는 주문이다. 기협중앙회 김영수 회장은 "중소기업계는 현재 심각한 인력난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중소기업인적자원 특별법 제정과 주5일 근무제 도입 유예 등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줄 것"을 요청했다. 경총 김창성 회장도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며 "기업 경영에 장애가 되는 규제는 대폭 완화하거나 과감히 없애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를 위해 규제의 기간을 미리 정하는 규제일몰제를 활성화하는 한편 법인세율을 인하하고 준조세 성격의 법정복리비용을 줄이는 등의 다양한 정책을 검토·시행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김창성 회장은 노사관계에 있어서도 구시대적인 대립적 관계에서 탈피해 법과 원칙을 존중하는 협력적 신노사문화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도 이날 논평을 통해 노 당선자는 자유롭고 공정한 경쟁을 통해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하는 경제정책을 취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글로벌 경쟁시대와 세계시장이 하나로 되는 추세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국가의 경쟁력은 곧 기업의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은 특히 "법과 질서가 존중되는 건전한 사회풍토 조성이 시급하다"며 엄정한 법 질서 확립을 통해 국가기관의 권위를 회복하고 정책의 일관성과 투명성을 높여 믿음이 가는 정부를 확립해달라고 요청했다. LG도 "노 당선자는 기업 경영환경을 개선하는데 노력해야 하며 향후 5년은 우리 나라가 세계 일류국가로 도약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기업에 활력을 불어 넣어 우리 경제의 성장잠재력을 한 단계 높이는 대통령이 돼야 한다는 주문이다. 단기적으로는 거시경제 안정에 주력하면서 중·장기적으로는 중국 및 개도국들의 추격에 대응해 첨단 신기술 개발 등으로 국가경쟁력을 더욱 높여야 한다고 LG는 강조했다. 한편 재계는 노 당선자가 그동안 재벌개혁을 강조해왔다는 점에서 내심 긴장하면서도 지난 5년 간의 개혁정책 방향이 크게 바뀌지는 않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기업 관계자는 "노무현 당선자는 대기업개혁에 나설 경우에도 우리 경제의 백년대계를 내다보는 장기 비전 속에서 추진해야 한다"며 "개혁의 방향도 기업들이 투명하고 자유롭게 경영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는데 모아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산업부 대기업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