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칼럼] '동북아경제중심국' 과제..宋熙秊 <인천대 국제통상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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宋熙秊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최근 '동북아경제 중심국가 건설'을 10대 국정과제의 하나로 제시했다.
역동하는 동북아지역을 감안할 때 동북아 문제를 새정부의 주요 국정과제로 선택했다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이제 앞으로의 과제는,어떠한 기본구상 하에 구체방안을 마련해 실천에 옮기느냐에 있다.
한국경제는 21세기에 접어들어 대전환기를 맞고 있다.
그 원인은 중국의 빠른 성장에 따른 이른바 '중국충격'과,IT BT NT 등 지식기반경제의 급속한 발전에 있다.
중국은 지난 1970년대 말부터 추진한 개혁과 개방을 통해 고속성장을 거듭함으로써 잠재생산능력 증대와 시장규모가 커져 전 세계의 달러를 흡수하는 거대한 '블랙홀(Black Hole)'이 돼가고 있다.
지난 10년 간 정체상태에 빠진 일본경제는 오늘날 심각한 제조업 공동화(空洞化)에 직면하고 있다.
이는 급성장하는 '중국충격'의 여파다.
한국은 지난 40여년 간 선진국의 기술과 제품을 모방하는 방법으로 고속성장을 해 왔다.
그러나 이제 '중국충격'으로 인해 모방기술에 의한 경제성장을 더 이상 지속할 수 없는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그러면 앞으로 한반도는 무엇을 해서 먹고 살 것이며,자존은 어떻게 지켜나갈 것인가?
이에 대한 해답은 바로 한반도가 동북아지역의 물류와 IT산업의 중심지화되는 일이다.
자존을 지키는 일을 위해서는 한국이 동북아의 지역협력을 통한 '동북아 경제공동체'를 구성해 공존공영의 시대를 여는 일에 앞장서야 한다.
한국은 동북아 4강의 균형발전을 위한 조정자(Mediator) 역할과,물류 에너지 등 각 산업분야의 경제협력에 있어 간사역할을 수행함으로써 동북아지역의 핵심국가로 발돋움해야 한다.
그런데 한반도가 동북아의 물류와 IT산업의 중심지가 되고,한국이 동북아지역 공존공영시대를 여는 데 앞장서려면 몇개의 특정지역을 선정해 '국제자유도시'로 집중 개발해야 한다.
'동북아경제 중심국가 건설'의 성공여부는 첫째,정부가 얼마나 강력한 의지를 갖고 외국인 직접투자 여건을 조성하느냐에 달렸다.
이는 네덜란드 아일랜드 및 싱가포르의 사례에서 이미 밝혀진 바 있다.
따라서 정부는 우선 제주 국제자유도시,인천 경제자유구역·무역 및 관세자유지역,외국인투자지역 등을 총괄하는 가칭'국제자유도시 추진기획단'을 구성하고,'국제자유도시 개발 특별법'을 제정해 관련 법들을 통폐합해야 한다.
최근 미국의 한 전자회사는 아시아에 약 1백억달러를 투자하기 위해 한국 중국 말레이시아를 조사중이라고 한다.
앞으로 우리나라가 국제자유구역을 '특별자치구역'으로 지정한다는 기본제도의 틀을 마련 공포한다면 대규모 외자를 유치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국제자유구역 SOC 투자는 정부가 주도해야 한다.
인천 송도의 경우 제2연륙교 건설이 지연되면 송도는 물론 시흥 평택을 잇는 '경기만 벨트'의 개발도 지연될 것이다.
우리나라가 동북아 물류중심 국가로 발전하려면 앞으로 10년 동안 적어도 매년 3조∼4조원 이상의 예산을 항만개발에 투입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그러나 정부예산은 1조원을 약간 웃도는 정도다.
따라서 '동북아경제 중심국가'를 성공적으로 건설하려면 항만투자에서부터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어야 한다.
셋째,적어도 3개국어에 능통하고 물류 및 e-비즈니스 소양을 갖춘 국제통상인력을 양성,물류 에너지 철강 등 각 산업분야에서 동북아경제협력의 총무 간사역할을 담당할 고급인력을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
물류업과 IT산업은 두뇌산업이기 때문이다.
넷째,물류 및 e-비즈니스 분야의 '정보화'다.
데이터베이스 네트워크 콘텐츠개발에 정부는 '소프트 인프라 형성'이라는 개념으로 투자해야 한다.
세계적 물류기업인 미국 페덱스(Fedex)의 경우,회사 총매출 중에서 수송이 차지하는 비중은 10% 미만이다.
반면 '물류정보화'프로그램에 의한 매출은 90% 이상이나 된다.
한반도의 '동북아중심국가 건설'은 단시일 내 끝낼 수 있는 국정과제가 아니다.
새 정부는 5년 동안에 과실을 얻으려 하기보다는 그 기초를 다지는 데 충실한다는 자세로 임해야 할 것이다.
adihysong@keb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