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세호 박사의 '디지털 세상'] '디지털 인간기술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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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기술의 발달은 지난날 공상과학 영화 또는 만화에서나 그릴 수 있었던 일들을 가능하게 만든다.
이러한 디지털 세상의 궁극적인 종착역이 어디일까, 그리고 그 다음 세상은 무엇일까를 질문하는 사람들을 종종 본다.
물론 이에 대한 해답은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현재 기술발달의 흐름을 볼 때 몇 가지 가능한 예측을 할 수도 있다.
그중 하나가 인간기술(Human Technology)이다.
지금까지의 디지털 기술은 개인 및 그룹, 조직, 사회, 세계를 하나로 묶는 디지털 워킹기술(Digital Working Technology)로부터 출발해 홈 네트워킹과 같이 디지털 기술과 생활의 융합을 이루는 디지털 생활기술(Digital Living Technology)로 진화해 가고 있다.
그 다음의 진화 단계는 사람 자체를 다루는 디지털 인간기술(Digital Human Technology)이다.
인간기술은 보통 두가지 갈래로 접근된다.
첫번째는 인간복제기술이다.
최근 인간복제가 실제로 가능함을 알리는 내용들이 대외에 발표되고 있고,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인간복제가 가능하게 된 것도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유전자의 기능을 정확히 알아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두번째의 방법은 인간모방기술이다.
인간의 신체가 가지는 기능들을 수행할 수 있는 기계 장치를 만들어 내는 일이다.
이미 우리 주변을 둘러보면 아직 신체 기능을 1백% 구현할 수는 없지만 인간모방의 기술은 상당한 수준에 올라와 있다.
팔.다리의 역할을 하는 로봇 기술, 눈의 역할을 하는 카메라, 귀의 역할을 하는 인공 귀, 심장의 역할을 하는 인공심장, 머리의 역할을 하는 인공지능 등의 연구개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보통 인간복제 기술이 의학자들에 의해 주도된다면 인간모방 기술은 엔지니어들에 의해 연구된다.
디지털 인간기술의 성공여부는 사람이 가지는 감성(Emotion)의 구현 여부에 달려 있다.
인간복제를 통해 태어난 사람들이 과연 우리가 지금 느끼는 감성을 그대로 가질 수 있게 할 수 있는가.
그리고 인간모방 기술을 통해 만들어진 부분적인 신체 결합들이 융합돼 모방 신체가 만들어질 때 감성을 가지고 판단하고, 의사결정을 하고 희로애락 오열의 느낌을 가지게 할 수 있는가.
인간기술은 감성기술과 완벽하게 융합될 때 그 기능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복제와 모방의 인간 기술은 얼마든지 실제 인간과 흡사한 모습을 구현할 수 있도록 발전할 수 있지만 문제가 되는 것은 바로 목적과 용도다.
어떤 목적으로 인간을 복제하고, 인간을 모방하며, 어떻게 이 기술을 사용하느냐가 인류의 행복과 파멸을 결정지어주는 중요한 요인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