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中등 "사찰 더 해야" 제동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은 5일 유엔안전보장이사회 특별회의에 출석,'이라크의 유엔결의 위반'에 관한 증거물을 제시하며 강력한 전쟁의지를 재차 표명했다. 그러나 프랑스 러시아 중국 등은 이라크 사찰강화에 대한 필요성이 오히려 높아졌다며 상반된 견해를 제시했다. 이에 따라 유엔 무기사찰단이 안보리에 2차보고서를 제출하는 오는 14일이 이라크 전쟁시기를 가늠하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유엔 안보리 이사국간 이견 못 좁혀=파월 장관은 이날 안보리 증언을 통해 "이라크가 안보리결의를 명백히 위반했다"며 전쟁의 불가피성을 수차례 강조했다. 또 녹음테이프,위성사진,망명자 및 정보원 진술 등을 증거로 제시했다. 유엔의 새로운 결의가 없어도 이라크를 공격할 수 있는 명분을 얻었다는 게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입장이다. 하지만 파월 장관의 증거 제시에도 불구,안보리 상임이사국인 프랑스 러시아 중국은 여전히 미국의 행보에 제동을 걸었다. 도미니크 드빌팽 프랑스 외무장관은 안보리 연설을 통해 "무력사용은 최후의 수단"이라며 사찰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이고리 이바노프 러시아 외무장관도 "파월 장관이 제시한 정보는 이라크에 대한 국제사찰이 계속돼야 함을 분명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도 파월 장관의 연설이 끝난 직후 "나는 여전히 전쟁이 불가피하다고 믿지 않는다"며 증거제출로 이라크공격의 명분을 강화하려는 미국측 의도에 찬물을 끼얹었다. ◆오는 14일이 분수령될 듯=다양한 증빙자료에도 불구,파월 장관이 안보리 연설에서 이라크가 유엔결의를 위반했다는 확증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게 일반적 평가다. BBC방송은 이날 "위성사진과 감청테이프 등이 예상대로 '결정적 증거'(smoking gun)는 되지 못했고 다만 '건설적'(constructive)이었다"고 보도했다. 이라크가 불법무기와 관련,뭔가를 숨기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수준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이라크 공격시기를 결정하는 분수령은 14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스 블릭스 유엔사찰단장과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14일 이라크의 위반내용을 강도 높게 비난한다면 미국은 '안보리 재결의'가 없더라도 이달 중 이라크공격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보고내용이 1차수준과 비슷할 경우 이라크전쟁은 3월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