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제 리포트] '인터넷 만능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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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25일의 인터넷 대란을 계기로 인터넷 만능주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디지털 시대의 동맥과도 같은 인터넷망이 작은 웜 바이러스 하나로 인해 한순간에 무력화되는 모습은 네티즌들에게 경악 그 자체였다.
사태의 책임 소재를 둘러싼 분노의 목소리가 한동안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러나 사태가 수습국면에 접어들면서 네티즌들 사이의 논점은 이미 일어난 사고보다는 앞으로 다가올지 모를 또다른 사태에 대한 우려로 옮겨가고 있다.
이번 사태를 통해 인터넷이 없으면 생활 자체가 힘들어지는 시대의 불안감을 확실하게 체감한 탓이다.
네티즌들은 사고 책임소재를 둘러싸고 정보통신부 등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는 것도 정부의 위기 대처 능력에 대한 불신보다는 비슷한 사고 발생의 우려가 높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다음(www.daum.net)에 글을 올린 한 네티즌은 "인터넷의 마비가 일상 생활에 그처럼 큰 영향을 줄지 예전에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며 "앞으로 이러한 사고가 또 일어날 것을 생각하면 이젠 두렵기까지 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인터넷상의 저장공간인 사이버폴더에 중요한 자료를 올려놨다가 접속이 안되는 바람에 낭패를 당했다"며 "이제는 인터넷을 통해 어떤 일을 한다는 것 자체에 부담이 간다"고 토로했다.
따라서 일부 네티즌들은 이번 사건을 인터넷이면 무엇이든 가능하다는 소위 '인터넷 만능주의'에 대한 경종의 의미로 해석하기도 했다.
한 네티즌은 드림위즈(www.dreamwiz.com) 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이제는 집에서도 직장에서도 인터넷이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이러다가는 인터넷에 생활 자체가 종속돼 버리지나 않을지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다른 한 네티즌도 "인터넷이 삶을 편리하게 해주는 것으로만 여겼는데 이번 사고를 겪으면서 생각이 바뀌었다"며 "편리함 이면에 숨은 위기의 가능성을 절감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런 점에서 인터넷에 대한 새로운 인식 전환의 필요성을 제기하는 네티즌들의 목소리도 높다.
프리챌(www.freechal.com) 회원인 한 네티즌은 "단순히 보안의식의 제고만을 촉구할게 아니라 인터넷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을 한번쯤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며 "기술발전에 따른 책임과 대응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