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절충 실패..직접 해명..담화나오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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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대통령이 현대상선 대북송금 파문에 대해 대국민 직접 해명을 하기로 최종 결심한 것은 지난 13일 밤 12시를 넘긴 시점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통령은 13일 국회의장단과 여야 대표,원내총무간 오찬 모임에서 한나라당측의 거부로 대북송금 문제가 논의되지 못하자 장시간 고심 끝에 직접 해명키로 결단을 내렸다는 것이다.
김 대통령은 이런 결심을 박지원 대통령 비서실장과 임동원 외교안보통일특보 등에게 알린 뒤 14일 새벽까지 직접 원고를 작성했다.
김 대통령은 원고를 작성하고 새벽 늦게야 잠자리에 들었으며,아침에도 다시 문안을 가다듬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통령이 이처럼 전격적인 대국민 성명을 결심한 것은 남북관계와 국익을 둘러싼 국내외 상황을 감안,파문이 더 이상 증폭되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김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현대상선의 대북송금 문제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 결과를 보고받고 "사법심사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을 표명했으나,국론분열 양상까지 나타나는 것을 우려했다는 게 청와대 관계자의 설명이다.
퇴임을 열흘 정도 남겨놓은 상태에서 직접 해명하는 것이 이 문제를 조속히 매듭짓는 '지름길'이라는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측의 직간접적인 압박도 한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김영근 기자 yg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