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진아...어디 있니?" .. 실종딸 서울대 입학식

"딸 대신 입학식만이라도 오고 싶었습니다." 대구지하철 방화 참사로 실종된 서울대 입학 예정자의 어머니가 딸의 사진을 들고 입학식에 참석, 주변을 안타깝게 했다. 지난달 18일 대구지하철 사고 과정에서 실종된 이현진양(19)의 어머니 이숙자씨(45)는 3일 서울대 체육관에서 열린 2003학년도 신입생 입학식에 사회과학대에 입학 예정이었던 딸 대신 참석했다. 이씨는 체육관 2층에 마련된 학부모석 가장 앞줄에 앉아 딸의 사진을 들고 입학식을 지켜봤다. 입학식장은 자녀들을 자랑스럽게 지켜보는 학부모들과 대학생활을 앞둔 신입생들의 설렘으로 온통 들뜬 분위기였다. 지하철 사고만 없었다면 입학식장 어디에선가 환하게 웃고 있을 딸의 모습을 온 가족과 함께 바라봤겠지만 이날 이씨는 북받치는 슬픔을 억제하지 못했다. 대구에 남아 다른 유가족들을 위한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아버지 이달식씨(47)는 전화통화에서 "훗날 명예졸업장이라도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운찬 총장은 입학식 직전 총장실에서 이양 가족들을 위로했고 대구지하철 참사를 추도하기 위해 오후에 열릴 예정이던 신입생 환영 행사를 취소했다. 사회과학대 신입생 박정혁군(19)은 "이양을 실제 본 적은 없지만 꽃다운 나이에 죽게 돼 안타깝다"며 "학생들끼리 추도의 시간을 가졌다"고 말했다. 이양은 사고 당일 오전 집을 나서 지하철을 탔다가 참변을 당했고 이양의 가족은 서울대에 "딸 대신 차점자를 입학시켜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