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라크 공격'] 후세인 '20억弗 재산' 찾아라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지난 21일 미국내 사담 후세인 정권의 재산을 동결시켰다. 세계 각국에 "후세인의 비밀계좌를 철저히 추적, 이를 동결시켜 달라"고도 요청했다. 군사행동에 '금융공격'까지 가세, 후세인을 바짝 조이자는 전략이다. 하지만 미국 정보당국이 후세인 재산을 얼마나 찾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재산축적 과정만큼이나 은닉 수법도 교묘하기 때문이다. ◆ 재산은 20억달러가 넘을 듯 =후세인의 재산은 유엔의 경제제재로 지난 10여년동안 크게 줄어들었다는게 일반적 분석이다. 망명한 이라크 고위당국자는 1991년 걸프전이 일어나기 전까지만 해도 후세인의 개인재산이 1백억달러를 넘었다고 증언했다. 하지만 얼마 전 리처드 아미티지 미 국무부 부장관은 70억달러,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20억달러로 추정했다. 하지만 정확한 그의 재산 규모는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다. 후세인은 재산 축적을 위해 석유 밀수출 및 담배 밀수입 등 온갖 수법을 동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밀수 네트워크를 통한 '후세인 주식회사'를 운영한 것이다.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한 방법은 '원유 불법 할인수출 후 수수료 따먹기' 장사였다. 이라크가 파는 원유는 유엔의 통제를 받는다. 유엔을 통해서 팔고 번 돈도 유엔을 통해서만 쓰도록 돼 있다. 후세인은 이중가격제를 적용, 그 틈새를 파고들었다. 예컨대 정상가격보다 배럴당 50센트 정도 싸게 유엔에 넘기고 실제 원유를 사는 고객으로부터 30센트를 추징금 명목의 수수료로 비밀리에 받는 방식이다. ◆ 돈 행방은 묘연 =후세인 정권은 불법적으로 챙긴 돈으로 바그다드에만 20개나 되는 호화스런 왕궁을 지었다. 남은 불법 재산이 얼마인지는 알 길이 없다. 유엔 몰래 받은 수수료를 유엔이 통제하지 못하는 요르단이나 다른 국가에 개설한 계좌에 숨겨뒀기 때문이다. 후세인의 공개된 재산은 잡지 '엘르'와 '여자의 날'을 발행하는 프랑스 미디어 그룹 해시트(Hachette)의 지분 8.4% 정도다. '후세인 재산 찾기'에 나선 미국이 어느 정도의 '사냥 실력'을 보일지 주목된다. 워싱턴=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