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노사문화 우수기업] LG마이크론 : 탄탄한 勞.經 신뢰

구미 3공단에 위치한 LG마이크론. 공장입구에 들어서면 정도경영(正道經營)이라는 문구가 새겨진 커다란 비석이 한눈에 들어온다. 바로 신뢰와 존중을 바탕으로 가치창조적 노·경관계를 구축하고 있는 회사의 이념을 상징적으로 나타낸 문구다. 초정밀 포토에칭기술을 바탕으로 국내에서 유일하게 브라운관 핵심 부품인 섀도 마스크를 생산하고 있는 이 회사는 83년 설립된 이후 20년 동안 단 한번의 노사분규도 겪지 않고 무교섭 임단협타결 8년의 기록을 가지고 있다. 근로자 1천36명중 7백58명이 노동조합에 가입한 상태이나 노·경간 다툼은 거의 없다. 이 회사는 가치창조적 노·경관계를 통해 매년 눈부신 경영성과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매출 4천4백억원,경상이익 4백20억원을 기록했다. 반도체 핵심 부품인 리드프레임,테잎스브스트렉트 PDP후면판 생산라인을 갖춘 신공장이 가동에 들어가면 오는 2005년에는 매출액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LG마이크론의 이같은 성과는 노·경이 신뢰를 바탕으로 합심해 이룬 결과다. 노·경의 강력한 응집력은 이 회사의 자랑거리다. 특히 위기에 처하면 더욱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IMF당시에는 현금유동성에 문제가 생기면서 상여금이 몇달씩 뒤로 미뤄지자 노조는 스스로 임금 5% 삭감을 결의하고 복리후생을 축소했다. 대신 인력을 한명도 내보내지 않고 극복할 수 있게 했다. 당시 최고경영자는 사원 부인들에게 편지를 보내 삶의 터전은 누구에게나 똑같이 소중하다며 임금이 깎이더라도 참고 극복해줄 것을 호소했다. 그러나 필요한 인력을 충원할 수 없게 돼 곤란을 겪자 사원부인들이 나서서 생산라인에서 자원봉사를 하기도 했다. 노조는 원가경쟁력을 앞세워 수율을 높이는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사업특성상 3교대 근무를 해야 하는데 주문이 밀릴 경우 전직원이 휴일 없이 근무하는 것이 불가피하다. 다른 회사의 경우 4주 이상 연속근무를 하는 것이 드물지만 이 회사는 노사합의하에 16주 이상 연속가동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 회사의 생산직 연평균임금은 약 2천6백만원 수준이다. 지역의 다른 업체에 비해 30% 정도 높은 수준이다. 노·경만족도나 조직문화 지수를 수시로 조사해 부족한 부분의 개선에 나서고 모범사원 해외연수를 정기적으로 실시해 선진문화 체험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노·경신뢰 구축을 위해 노·경회의체,노동조합 집행부 및 노조간부 정기 간담회,사원들과의 대화를 위한 도시락 미팅,사내 게시판 노동조합 마당 등도 운영하고 있다. 또한 전사원 조직활성화 교육,핵심인재 역량교육,신입사원 조직전력화 교육 등 인재육성에도 나서고 있다. 6시그마,TPM,직무기술향상 활동,LL 목표관리 등 품질혁신과 직무향상운동을 펼치며 세계 초우량기업을 추구하고 있다. 구미=신경원 기자 shi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