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ㆍ집단행동…정부 노동정책 시험대 올랐다

민주노총 산하 전국 운송하역노조 화물연대의 총파업을 계기로 참여정부의 노동정책이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노무현 대통령이 "(노사간) 사회적 힘의 불균형을 시정하겠다"고 밝힌 이후 참여정부가 줄곧 친노조정책을 펼쳐오면서 노동계의 집단행동이 크게 느는 추세다. 이 때문에 산업현장이 파업 열기에 휩싸이면서 가뜩이나 경기침체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기업들은 애를 먹고 있다. ◆기로에 선 노동정책 새 정부의 노동정책 기조는 노 대통령의 노사관에 바탕을 두고 있다. 노동정책 관계장관들은 일사불란하게 대통령에 코드를 맞춰 친노조정책을 펼쳐온 게 사실이다. 이같은 새 정부의 친노조정책이 노동계의 기대심리를 높이며 산업현장을 싸움터로 만들면서 이같은 정책기조를 바꿔야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 또한 높아진 게 사실이다. 기업 경영환경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마당에 노동계의 요구만을 들어줘서는 산업현장의 생산분위기를 해쳐 국가경쟁력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재계는 물론 경제학자들도 새 정부 정책의 방향선회를 요구하고 있다. ◆갈팡질팡하는 정부 새 정부의 노동정책이 갈팡질팡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지난달 철도노조때 불법파업에 대해선 법에 따라 강력 대응하겠다고 밝힌 후 슬그머니 노조의 요구를 모두 들어줘 정부가 백기를 들었다. 두산중공업 사태때도 노사 자율원칙을 강조하던 정부가 권기홍 노동부 장관의 중재로 사태를 해결하기도 했다. 이때문에 노사문제를 법과 원칙으로 풀면 별탈이 없는데 너무 정치적으로 해결하려 하기 때문이란 비판이 많다. 권 장관은 "노조는 정치집단이기 때문에 노사문제는 정치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말해 논쟁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외국인 고용허가제와 관련해서도 "시범실시후 문제가 있으면 개선한 뒤 실시한다"는 민주당 정세균 의원의 보고를 받고 "좋은 생각"이라고 했다가 며칠 안가 고용허가제 강행을 지시하기도 했다. ◆노동정책 기조 바뀌나 하지만 기업측의 불만이 거세지자 노동정책 기조가 점차 바뀌는 양상이다. 노 대통령이 화물연대 파업과 관련,지난 6일 국무회의에서 "사회질서를 무너뜨리는 불법 집단행동은 용납될수 없다"고 밝힌 것은 노동계의 불법파업에 대해서 철저히 법의 잣대로 다스리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으로 풀이된다. 노 대통령은 지난달 17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도 "파업을 미리 정해놓고 밀어붙이는 일이 있을 때는 법과 원칙에 따라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여러 차례에 걸쳐 대기업노조의 이기주의를 비난하며 노동계의 자제를 촉구하기도 했다. 노동부 관계자는 "새 정부의 노동정책이 제대로 자리잡고 명실상부한 노사균형적인 관계가 유지되기 위해선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엄중히 처벌하는 등 후속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기설 노동전문기자 upyk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