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ㆍ중기 '윈 윈'] '클러스터' 형성한 도요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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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와 오사카를 잇는 신칸센의 중간 지역에 위치한 아이치현.
이곳의 중심부에는 일본의 대표적인 자동차 공업도시인 도요타시(市)가 있다.
1950년대까지만 해도 고로모시(擧母市)로 불렸지만 도요타 자동차가 들어서면서 도요타시로 이름이 변경됐다.
기업명을 이처럼 도시 이름으로 쓰게 된 데는 도요타 자체의 힘만으론 불가능한 일이었다.
이 주변으로 밀집한 수천여 협력업체들이 있었기에 도요타시라는 이름의 산업도시로 발돋움할 수 있었다.
이곳의 기업들은 지금도 조그마한 나사에서 대형 차체까지 일괄된 네트워크를 형성하며 '도요타'와 '렉서스'라는 세계 정상급 브랜드를 만들어내고 있다.
일본을 이끌어가는 최대 규모의 클러스터(산업집적시설)를 형성하고 있는 셈이다.
도요타는 일본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협력이 가장 끈끈한 기업으로 정평이 나있다.
니산 미쓰비시 등 경쟁업체들이 일본 특유의 '계열화 시스템'에서 멀어지는 데 비해 도요타는 지금도 중소기업과의 협력 고리를 단단히 죄고 있다.
60년대 당시 일본의 자동차 산업의 제조비용은 경쟁국가에 비해 상당히 높은 수준이었다.
자동차 메이커와 부품업체간의 다중구조에 의한 중복업무가 많은 탓이었다.
하지만 도요타는 일찍부터 협력업체와의 관계 설정을 통해 부품표준화를 이뤄냈고 중복부품을 하나로 집약했다.
이렇게 도요타와 계열화된 협력업체들은 지금도 수십년째 도요타와 공생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도요타의 생산시스템인 '저스트 인 타임(Just in time)'이나 '간판 시스템' 등은 이러한 부품사와의 긴밀한 관계에서 개발된 것이다.
저스트 인 타임이란 각 공정을 독립된 부분으로 파악하지 않고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의 연결된 시스템으로 파악하는 것이다.
각 공정에 들어가는 부품과 자재에는 '간판'을 달아 체크해놓고 부문별 재고량을 실시간으로 파악한다.
이 방식은 e비즈니스가 도입되면서 전사적자원관리(ERP)와 공급관계관리(SCM)로 발전했다.
도요타는 이러한 생산시스템을 모든 협력업체에 적용해 클러스터로 육성해나갔다.
부품메이커 주재제도를 통해 주요 부품업체들은 1∼2년 이상 도요타에 소속시켰다.
이들은 도요타 직원들과 동등하게 신규 자동차의 설계와 개발까지 깊숙이 간여한다.
도요타가 고연비 자동차 개발을 위해 부품업체들과 논의,결국 한 협력업체가 산소 센서를 개발해 상용화시킨 사례는 도요타의 계열화 시스템 성공사례로 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