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 글로벌스탠더드로 가자] (2) '상식에 맞는 요구를'

'노조전임자 임금지급, 무노동 유임금 요구, 경영권 참여 등….' 협상철만 되면 노조가 단골 메뉴로 테이블에 올려 놓는 이슈들이다. 바로 이들 이슈로 인해 노사현장은 파업과 갈등으로 치닫기 일쑤다. 사용자측에서 볼 때 글로벌스탠더드와는 거리가 있는 주장들이어서 수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사실 파업을 벌이고도 임금을 요구하는 것은 외국에선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일을 안하면 임금을 못받는게 당연하다는 사고가 선진국 노조들 사이에선 정착돼 있다. 이 때문에 이들은 웬만해선 파업을 벌일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노동을 하지 않았는데 어떻게 임금을 요구할 수 있느냐"는 네덜란드 기독교노동단체연합(CNV) 피터 오우덴나르덴 정책개발 담당자의 반문은 우리 노동계가 생각해봐야 할 대목이다. 노조전임자도 한국적 노사문화의 잘못된 관행중 하나라는 지적이다. 이들은 일을 안하면서 노조일에만 매달리는데 임금을 받는다. 이 때문에 회사측은 그 숫자를 줄이려고 애를 쓰지만 노조의 힘에 밀려 실행을 제대로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노조의 경영권 요구 역시 핵심쟁점. 인사.징계위원회의 노사동수 구성이나 인수합병 때 노사합의 등 기업의 고유 권한까지 요구해 회사측은 어려움을 겪는다. 사용자도 문제가 없는건 아니다. 회사경영실적을 왜곡하기 일쑤이고 노조가 파업 경고를 하면 그때서야 마지못해 요구를 들어주고 있다. 이는 노조의 무리한 주장을 부추기는 악순환이 되고 있다. 사용자 역시 노조의 요구를 무조건 외면할게 아니라 좀더 진지하고 성숙한 자세로 협상에 임할 필요가 있다. 다나카 유리 일본노동조합총연합회 국장은 "순수한 노동운동을 벗어나 인사권까지 노조가 간섭하는 일은 스스로 정체성을 부정하는 처사"라고 의아스러워 했다. 후진적 협상관행은 국내 노사관계를 해치며 기업의 생산의욕을 떨어뜨린다. 노사가 하나로 뭉쳐 일을 해도 살아남기 어려운 때에 노조의 무리한 요구는 회사의 생산에너지를 빼앗을 뿐이다. 노조도 이제 현실에 맞는 요구조건을 내걸며 한층 성숙된 모습을 보일 때다. [ /특별취재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