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인생] 동아제약 '박카스' .. 137억병 팔린 '국민 드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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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제약(사장 강문석)의 '박카스'.제약업계 부동의 1위 품목이다.
피로회복제인 박카스가 나온 지 40여 년이 넘었지만 '박카스 신화'는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박카스는 지난 61년 정제 형태로 첫 선을 보였다.
2년 후인 지난 63년 현재와 같은 드링크 형태로 바뀌었다.
지난해까지 판매된 실적은 1백37억7천5백10만9천 병.매출액으로는 2조4천7백24억원에 이른다.
지금까지 팔린 병의 길이를 더하면 지구를 41바퀴 돌고도 남는다.
박카스는 로마신화에 나오는 '술의 신'이다.
동아제약 강신호 회장이 박카스라는 이름을 직접 지었다.
이름을 고민하다가 갑자기 독일 유학시절 함부르크 시청 지하홀 입구에서 본 술과 추수의 신 박카스 조각을 떠올렸던 것.당시에는 회사명이나 성분명을 이용해 제품명을 정하던 시대여서 의약품에 신화 속 신의 이름을 붙이는 것은 파격적이었다.
'박카스-정'은 월 1백만개가 팔리며 히트를 쳤으나 이듬해인 62년 봄 예기치 않은 사태가 발생했다.
제제 기술 미숙으로 박카스-정 외피가 녹아 대량 반품사태가 발생하고 만 것.이에 따라 동아제약은 20㏄ 앰플제로 변경해 '박카스 내복액'을 내놓았다.
청량감이 좋아 출발이 순조로왔지만 소비자들이 앰플용기에 익숙치 않아 안전사고가 자주 일어났다.
동아제약은 또 다시 제품 개선에 나서 지금의 드링크 형태로 만들었다.
동아제약은 이 때 마케팅 기법을 바꿨다.
대량생산,대량광고,대량판매라는 전략으로 시장을 공략했다.
TV 라디오 신문 잡지 옥외광고 등 모든 매체를 총동원하는 광고전을 펼쳤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판매실적이 63년 월 평균 35만병에서 64년엔 56만병으로 늘어나면서 발매 1년만에 드링크제 시장 정상에 올랐다.
병으로 된 박카스 판매 20년만인 83년에 4억6천8백만병을 기록했다.
서울 올림픽게임이 열린 88년에는 무려 6억2천만병이 팔렸다.
그러나 의약품 대중광고 금지와 식품 드링크의 시장잠식 등으로 90년부터 3년간 매출이 뒷걸음질치면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93년 자양강장 드링크제 광고가 풀리면서 휴머니즘을 강조한 광고로 시장을 넓혀갔다.
한때 3억2천만 병 수준으로 까지 떨어졌던 박카스 판매량은 93년에 3억6천만병,2000년엔 7억병,지난해엔 다시 7억1천만병으로 계속 늘어났다.
발매 당시 박카스는 자장면 가격과 같은 40원.40여년이 지난 지금 자장면 가격은 3천원대,청량음료는 7백원 대를 웃돌고 있지만 박카스는 아직도 4백원대에 머물고 있다.
그런데도 박카스 매출은 지난해 2천억원을 넘었다.
국내대부분 제약사의 매출을 앞지른다.
그 배경으로는 가격을 비롯 드링크제로서의 맛과 영양,포장,크기 등에서 우리나라 소비자들의 취향에 그대로 맞아떨어졌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박카스에는 타우린 1천㎎을 비롯 이토시톨 니코틴산아미드 질산치아민 인산리보플라빈나트륨 등 비타민과 생체 활력성분이 들어있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박카스 특유의 맛을 내고 유지하기 위해 수많은 테스트와 연구를 하고 있다"며 "국민 드링크로 사랑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