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은 상처이자 추억"..'Be the Reds' 디자인한 박영철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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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인생에서 결코 잊을 수 없었던 순간이었지만 월드컵의 그늘 또한 컸습니다."
지난해 월드컵 기간에 전국을 붉은 물결로 수 놓았던 붉은악마 티셔츠 'Be the Reds'를 디자인한 박영철씨(41·네오니아 대표).
그는 한·일월드컵 1주년을 맞는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그는 월드컵으로 유명세를 탔지만 오히려 생활고에 시달려야 했다는 것.
박영철씨가 디자인한 티셔츠가 2천만장 이상 팔렸지만 디자인 사용권에 대한 계약을 맺지 않아 수익을 거둘 수 없었다고 한다.
"남들은 제가 떼돈을 벌었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실상은 그렇지 않아요.당시 모 회사를 통해 디자인 시안 공모에 응한 뒤 시판 제품을 보고 나서야 제 디자인이 채택된 것을 알았지요.이후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는 모사품 덕에 저작권에 대한 이득은 전혀 기대할 수 없었죠. 그래도 수 많은 디자인중에서 제 작품이 채택된 건 평생 잊을 수 없는 행운입니다."
박씨는 한·일월드컵 1주년을 맞아 최근 평화를 주제로 한 새로운 티셔츠를 선보였다.
'Oh Peace Corea'가 바로 그것.
"월드컵 열기로 이번에는 평화의 힘을 모으자는 의미로 작업을 시작했지요.앞으로 각종 문화 게릴라성 캠페인에 적극 동참해 한반도에 평화 이미지를 심는 것이 목표입니다."
최규술 기자 kyus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