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시뮬레이션 '지고' FPS(1인칭 슈팅게임) 뜬다

'1인칭 슈팅' 게임이 인기 장르로 급부상하고 있다. 스타크래프트가 주축이 된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RTS) 게임과 디아블로2가 대표적인 롤플레잉 게임(RPG)이 주종을 이루던 국내 PC게임 판도가 최근 들어 1인칭 슈팅게임으로 조금씩 옮아가고 있는 것. 1인칭 슈팅게임(FPS)은 게이머가 자신이 게임의 중심이 돼 총이나 수류탄 등의 무기를 활용,혼자 혹은 팀을 이뤄 주어진 임무를 수행하는 게임 장르다. ◆인기 치솟는 FPS=국내 PC게임시장에 일고 있는 기류 변화 조짐은 최근 PC게임 판매 순위에서 그대로 감지된다. 국내 최대 PC게임 유통업체인 위자드소프트의 집계에 따르면 5월 셋째주 PC게임 판매 순위에서 1인칭 슈팅게임 3종이 20위권에 나란히 올랐다. '하프라이프-카운터스트라이크'는 6위에 올랐고 '레인보우식스3:레이븐쉴드'는 16위,'오퍼레이션 플레쉬포인트'는 18위를 차지했다. 5월 마지막주 판매도 비슷한 추세가 이어졌다. 특히 '오퍼레이션 플레쉬포인트'는 지난 2001년 9월 말 국내에 소개된 이후 한 번도 판매 순위에 오르지 못했으나 1년7개월 만에 처음으로 순위권에 진입했다. 위자드소프트 관계자는 "국내에 소개된 1인칭 슈팅게임 대표작들이 주간 판매 순위에서 3종이 20위권에 진입한 것은 처음있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판매된 지 1년이 훨씬 지났는데도 순위권에 오른 것은 국내 게이머 사이에서 1인칭 슈팅게임 붐이 일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같은 추세를 반영,그동안 PC게임 개발에서 발을 돌렸던 국내 게임개발 업체들이 1인칭 슈팅게임 개발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해외에서도 FPS 바람=해외에서도 1인칭 슈팅게임의 열기가 뜨겁다. 미국 등지에서는 지난해부터 '카운터스트라이크'를 중심으로 FPS 장르가 최고의 인기게임으로 사랑받고 있다. 그동안 E3쇼는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과 롤플레잉 게임의 각축장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하프라이프2'와 '둠3''컨디션제로''레인보우식스3'의 확장팩인 '아테나 스워드''데이 오브 디피트' 등 상당수 1인칭 슈팅게임이 출품돼 관람객들의 찬사를 받았다. ◆온라인게임도 FPS로 간다=국내 온라인게임에도 1인칭 슈팅게임이 새로운 장르로 등장하고 있다. 동시 접속자 수가 8만명에 이를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는 '카르마 온라인'이나 NHN이 유통을 맡기로 한 한얼소프트의 '아웃포스트',네오위즈가 공급할 두빅엔터테인먼트의 '히트 프로젝트' 등은 1인칭 슈팅 장르의 온라인 게임들이다. 전문가들은 게이머들이 1인칭 슈팅 장르를 찾고 있는 것은 RPG 등 주류 게임 장르에 식상했거나 미국·이라크전쟁 등 시대적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레인보우식스 시리즈나 카운터스트라이크 외에는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했던 1인칭 슈팅게임이 뒤늦게 살아나고 있는 것은 국내 게임시장의 다양화를 위해서도 바람직한 현상으로 보고 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