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1일자) "노동운동 도덕성 잃어가고 있다"

"노동운동이 도덕성과 책임성을 잃어가고 있다"는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은 지나친 집단이기주의로 흐르고 있는 노동운동에 대한 경고임이 분명하다. 노 대통령은 "정부도 부당한 것에 대해선 소신을 갖고 당당히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해 불법집단행동에 대한 엄정대처 의지를 천명했다. 잇단 불법파업으로 큰 대가를 치르긴 했지만 이제라도 법과 원칙을 확실히 세우겠다고 밝힌 것은 다행스런 일이다. 최근 노동계의 집단행동은 나라경제는 도외시한채 집단이기주의로 치우치고 있다는 점에서 도덕성 문제를 거론한 노 대통령의 지적은 옳다. 특히 중소기업이나 비정규직 근로자들보다 후한 임금을 받고 근무조건이 좋은 대기업 노조가 강경투쟁을 주도하고 있다는 것은 형평성 차원에서 볼 때도 심각한 문제가 있다. 현재 전면파업을 벌이고 있는 조흥은행은 물론 이달 말부터 파업에 들어갈 예정인 현대자동차 직장의보 철도 지하철노조 등도 전체 사업장을 놓고 보면 최상급 대우를 받고 있는 곳임이 분명하다. 게다가 이들은 노사문제와는 무관한 정책적 판단에 대한 요구를 내거는가 하면 경영권 참여 주장도 하는 등 도를 넘는 요구를 하는 것도 다반사다. 지금처럼 경제가 극도로 침체된 상황에서 불법집단행동을 일삼아도 괜찮은 것인지는 노조 스스로도 자문해볼 필요가 있다. 국가경쟁력 측면에서 보더라도 노동계가 자제해야 한다는 지적은 타당하다. 산업자원부에 따르면 최근 4년간 제조업의 시간당 임금상승률은 노동생산성 증가율을 2배가량 웃돌았다. 임금상승 속도가 생산성 향상 속도보다도 훨씬 빠르니 경쟁력이 약화되지 않을 재간이 없는 셈이다. 정부는 지금부터라도 일방적 노조편들기를 벗어나 불법집단행동에 대해선 단호하고도 철저히 대응해 나가야 한다. 노동계도 걸핏하면 파업부터 벌이고 보는 과격투쟁 행태는 더이상 국민들의 지지를 받지 못한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노동운동도 이제는 도덕성과 경제현실을 고려하는 한 차원 높은 것이 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