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투데이] 미국과 중동의 FTA 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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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조지 W 부시 정권은 중동국가들과 새로운 자유무역 및 투자협정 체결을 추진하고 있다.
세계경제의 발전을 위해 매우 시의적절한 조치라고 판단된다.
중동국가들의 빈곤과 정치적 낙후는 기본적으로 경제적 고립 때문이다.
이슬람 세계는 일부 아시아 국가를 제외하면,세계 경제의 큰 흐름인 글로벌화에 합류하지 못한 채 낙오된 상태다.
이슬람교도가 압도적으로 많은 국가는 49개국에 달한다.
하지만 세계경제와 함께 성장하는 이슬람국가는 말레이시아 등 손꼽을 정도로 적다.
대부분 나라들이 무역이나 투자에 대해 적대적인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슬람 49개국의 인구는 약 11억2천3백만명으로,세계 인구의 18%를 차지한다.
반면 연간 수출액은 5천1백57억달러로 8.0%에 불과하다.
이 중 말레이시아가 9백90억달러이며,중동 및 북부 아프리카 지역은 다 합쳐도 2천1백20억달러에 불과하다.
그나마 석유를 빼면 3백억달러에 그치고 있다.
또 사우디아라비아 시리아 레바논 알제리 등 아랍연맹 22개국 가운데 반수는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지 않고 있다.
90년대 이후 지속된 원유가격 하락의 영향으로 세계무역에서 차지하는 중동국가의 비중은 80년대 13.5%에서 2000년에는 3.4% 수준까지 떨어졌다.
이슬람 국가에 대한 외국인 직접투자 비율도 다른 개발도상국과 비교하면 크게 떨어진다.
이슬람권에 대한 투자 총액은 2천3백80억달러로 해외투자 총액의 4.9%에 불과한 실정이다.
세계 인구의 18%를 갖고있는 이 지역이 무역과 투자 비중에서 이처럼 미미한 것은 정치적 대립 및 공개 선거를 적대시하는 이슬람 정권이 세계적인 경제통합에 휩쓸리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이다.
이들 국가가 자신들을 외부로부터 단절시켜 경제적 고립을 자초하는 정책을 고수,경제적 낙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터키 말레이시아 세네갈 말리 인도네시아를 뺀 이슬람 국가에서 '민주주의'란 존재하지 않는다.
경제적 고립,정치적 탄압,빈곤이 어우러지면서 이들 국가는 자연스럽게 테러의 온상이 되고 있다.
그렇지만 이들 국가에서도 최근 조금씩이나마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요르단은 무역과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했다.
모로코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 교섭을 진행중이다.
부시 행정부는 지난달말 이집트 바레인 등과도 FTA 교섭 협상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파키스탄은 북미와 유럽 국가들로부터 섬유제품 무역에서 최혜국 대우를 받기 위해 로비를 벌이고 있다.
앞으로 섬유제품 무역의 자유화가 진행되면 노동 비용이 싼 일부 이슬람권 국가들의 수출이 비약적으로 늘어날 게 분명하다.
이슬람세계에서 경제개방 흐름이 계속되면 정치적 자유와 민주주의가 확산될 것은 분명해 보인다.
글로벌화에 반대하는 세력들은 무역과 민주주의의 상호 관계를 인정하지 않지만 70년대 이후 중남미 및 동아시아의 역사는 정치적 자유와 경제적 자유 사이에는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음을 보여준다.
부시 정부는 이슬람 국가들이 경제적 고립에서 탈피하도록 지원정책을 지속적으로 펼치는 게 바람직 하다.
세계 경제 발전을 위해서나 테러 방지를 위해서도 이슬람 국가의 경제적 개방이 필요하다.
정리=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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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취리히보험그룹의 데이비드 헤일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니혼게이자이신문에 기고한 '미국과 중동의 FTA 구상'을 정리한 것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