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햄·우유배 아마여류최강전] 꿈나무 자매대결 '언니 완승'..이모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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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햄·우유배 아마여류최강전에는 프로기사 김성래 2단의 두 딸이 나란히 꿈나무조에 출전해 눈길을 끌었다.
김채영(8)·다영(6) 양이 주인공으로 두 사람은 공교롭게도 결승문턱인 준결승전에서 맞닥뜨렸다.
결과는 언니인 채영양의 완승.
약 3급기력인 언니를 상대로 평소 2∼3점 깔고 접바둑을 둬 왔던 동생으로서는 당연한 결과라는 게 아버지인 김2단의 설명.
김 2단은 "바둑을 가르치면서 아이들이 차분해지고 머리회전도 빨라졌다"며 "바둑 기재가 있어 보여 앞으로 두 딸 모두 여류프로기사로 키우고 싶다"고 말했다.
채영양은 동생을 꺾은 여세를 몰아 꿈나무조에서 우승까지 차지해 아버지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우승 직후 김양은 "지난 대회에서 준우승을 해 이번에도 준우승하면 엄마가 혼내줄거라는 말 때문에 더 열심히 뒀다"며 밝게 웃었다.
.고학년조에 출전한 정다운양(당곡초5)은 준결승전에서 전유진양(미동초5)에게 아깝게 패배하자 눈물을 흘리며 대국장을 나가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정양의 아버지 정승호씨는 "우승후보로 꼽혔던 강자를 준결승에서 만나 결승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어차피 한두 판 두고 그만 둘 바둑이 아니기 때문에 딸에게 힘내라고 격려해 주었다"고 말했다.
아버지의 격려에 다운양도 다음 대회때는 꼭 우승컵을 안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이번 대회 참가자들은 쉬는 시간에도 바둑지도 사범이나 부모들과 함께 작전회의를 갖는 등 최근의 높아진 바둑열기를 반영했다.
명지바둑학원의 문석호 지도사범(아마5단)은 "바둑이 두뇌스포츠로 대한체육회의 인증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본격적으로 바둑을 배우려는 어린이들이 많이 늘었다"며 "학원에 나오는 아이들도 이전과 달리 집중력이 무척 높아져 하루 10시간의 수업에도 지루해하지 않는 아이들이 많다"고 전했다.
한편 고학년조로 나온 신지혜양(영동초6)은 체육시간에 팔을 다쳐 깁스를 한 채 진지한 자세로 대국에 임해 주위의 눈길을 모았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