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공포영화 '제철만났네'] '여고괴담3' 등 4편 잇따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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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성수기인 여름철에 공포영화 바람이 불고 있다.
'여고괴담3-여우계단'(감독 윤재연,8월1일 개봉) '4인용 식탁'(이수연,8월8일) '거울 속으로'(김성호,8월14일) '아카시아'(박기형,9월) 등이 잇따라 개봉된다.
지난해 여름에는 안병기 감독의 '폰'이 유일한 한국 공포영화였지만 올해는 지난달 개봉한 '장화,홍련'을 포함,무려 다섯편에 달한다.
영화계는 이를 마이너장르로 평가됐던 공포영화가 주류장르로 편입되고 있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2000년에도 '가위''하피''찍히면 죽는다''해변으로 가다' 등 한국 공포영화가 러시를 이뤘지만 올해는 양상이 전혀 다르다는 것이 영화계의 분석이다.
당시 공포영화들은 '여고괴담'이 흥행에 대성공한 뒤 졸속 기획됐고 내용도 할리우드의 '슬래셔 무비'(잔혹한 장면을 공포의 요소로 다룬 영화)를 그대로 베껴 관객들로부터 외면당했다.
그러나 올해 개봉되는 작품들은 심리스릴러적 요소가 강한데다 완성도도 비교적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올해 나온 한국 공포영화들은 '미지의 살인마'를 공포의 축으로 삼지 않고 자신('거울 속으로')과 가족('장화,홍련''4인용 식탁''아카시아') 친구('여우계단') 등으로부터 비극이 시작된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가장 믿었던 것이 가장 위험하다는 섬뜩한 사실을 공포의 소재로 삼은 것이다.
공포영화들은 저예산으로 제작되는 게 일반적이었지만 유지태가 주연한 '거울 속으로'와 박신양 전지현이 등장하는 '4인용 식탁' 등은 총 제작비가 한국영화 평균제작비에 가까운 35억원에 달한다.
'거울 속으로'를 만든 키플러스픽처스의 하혜령 기획실장은 "'장화,홍련' 이후 공포물에 대한 관객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올여름 극장가에서는 공포영화가 주류 장르의 하나로 떠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