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외국인, 홈쇼핑주 '사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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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홈쇼핑의 외국인 지분한도(33%)가 꽉찼다.
외국인이 최근 연일 홈쇼핑주 '사냥'에 나선 결과다.
외국인은 LG홈쇼핑 주식을 사고 싶어도 못사는 처지에 놓이자 경쟁업체인 CJ홈쇼핑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3일 코스닥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LG홈쇼핑 주식을 9천주 순매수했다.
이로써 LG홈쇼핑의 외국인 지분율은 32.99%로 높아졌다.
이제 외국인이 추가로 살 수 있는 주식 수는 불과 2백4주 밖에 안돼 사실상 지분 한도가 모두 소진됐다.
외국인은 지난달 29일부터 이날까지 나흘간 LG홈쇼핑 주식 22만여주를 사들였다.
외국인은 지분한도가 소진된 탓인지 이날 LG홈쇼핑보다 CJ홈쇼핑을 많이 매수했다.
CJ홈쇼핑을 12만주 가량 순매수,지분율을 29.51%로 끌어올렸다.
닷새째 순매수행진을 이어갔다.
증권사 평가는 아직 엇갈린다.
박종렬 교보증권 연구위원은 "홈쇼핑 업체 주가의 키는 외국인이 쥐고 있기 때문에 한도가 소진된 LG보다는 CJ의 추가 상승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교보증권은 LG홈쇼핑의 올해 영업이익(5백81억원)이 작년보다 11.5% 줄어드는 반면 CJ홈쇼핑의 영업이익(5백94억원)은 18.6%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이 증권사는 상품 구성과 인터넷 쇼핑몰 성장률이 앞서는 CJ홈쇼핑을 '매수' 추천하고 LG홈쇼핑에 대해서는 '보유'의견을 제시했다.
박 연구위원은 "CJ홈쇼핑은 중국 진출 등 성장성이 부각되고 있고 추석명절을 앞둔 계절적 특수성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LG홈쇼핑도 그룹 차원에서 주력회사로 키운다는 성장비전이 제시된 만큼 전망이 밝다"고 설명했다.
반면 현대증권은 홈쇼핑 업종 전망을 부정적으로 내다보고 CJ보다는 LG에 후한 점수를 줬다.
이 증권사 이상구 연구원은 "홈쇼핑업체의 주가가 최근 탄력을 받은 것은 낙폭이 컸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홈쇼핑 업체의 주가에는 신세계와 비슷한 수준인 30% 프리미엄이 반영돼있다"면서 "신세계와 비교할 때 홈쇼핑업체는 성장 잠재력이 훨씬 약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LG홈쇼핑은 전사적 자원관리시스템(ERP)과 고객관계관리(CRM) 구축에 CJ홈쇼핑보다 투자를 많이 해 고객의 요구에 맞는 마케팅을 펼칠 수 있다"면서 "LG홈쇼핑의 외국인 지분이 소진됐다고 해도 외국인끼리 장외에서 거래가 가능한 만큼 외국인의 매기가 CJ홈쇼핑으로 집중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