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부동산시장 전망] 용적률 낮아지면 '환경 프리미엄' 붙나?

'용적률이 낮아진다고 주거환경이 쾌적해질 수 있을까.' 서울시의 일반주거지역 종세분화로 용적률이 낮아지는 단지들이 나오자 해당 아파트의 일부 재건축 조합원들은 단지의 쾌적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손해 볼 것 없다며 자위하고 있다. 비록 조합원 분담금이 늘어나지만 환경 프리미엄으로 재건축 후 아파트값은 용적률이 높은 아파트보다 높게 형성될 것이라는 기대다. 그러나 결론을 이야기하면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 이유는 바로 층고제한 때문이다. 2종(용적률 2백%)으로 분류된 저층 아파트단지의 층고제한은 7층 또는 12층이다. 송파구 가락시영 등 상당수 저층단지는 주민들의 민원에도 불구하고 2종, 층고 12층으로 제한됐다. 이는 최고로 높게 지을 수 있는 층이 12층이란 뜻이다. 만약 층고제한이 없다면 조합원들의 이야기가 맞다. 층고를 높이고 동(棟)간 거리를 넓히면 주거환경은 뛰어날 수밖에 없다. 단지 중간 중간에 공원도 배치하고 놀이터도 배치해 주거 만족도를 끌어올릴 수 있다. 아파트 값도 용적률이 높은 아파트 값을 추월할 수밖에 없고 부자들이 선호하는 단지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층고가 12층이면 용적률이 낮더라도 아파트가 빽빽하게 들어설 수밖에 없다. 12층짜리 아파트를 다닥다닥 붙여서 지어야 한다. 아파트 동간 거리만 놓고 보면 용적률 2백50% 이상의 아파트 단지보다 나을게 없다. 강동구 고덕주공 저층단지들이 용적률 2백%는 수용할 테니 층고제한만은 없애달라는 민원을 제기하는 것은 이런 배경이 있어서다. 이처럼 층고를 제한하는 것은 주변 지역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기 때문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층고제한이 없으면 해당 단지 주민은 좋아지겠지만 주변에 사는 사람들은 피해를 본다"고 설명했다. 물론 이에 대한 조합과 시공사의 반론도 만만치 않다. 층고제한이 없어야 도심의 스카이 라인이 아름다워지고 녹지 공간도 많이 확보된다는 것이 그 근거다. 그러나 아직까지 서울시는 층고 제한을 없앨 움직임을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참고로 개별 단지의 지구단위계획시 층고 제한이 어느 정도 완화될 가능성은 있다. 서울시 도시계획조례는 주변 여건이 충족된다면 2종 지역의 층고를 최고 15층까지 허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도시계획위원회 위원들의 판단에 따라 쾌적성을 어느 정도 확보할 여지는 남아 있는 셈이다. 닥터아파트의 곽창석 이사는 "재건축대상 아파트를 고를 때는 용적률뿐만 아니라 층고제한이 얼마인지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