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4일자) 강남 대출억제 효과 있는가

강남 집값을 잡기 위해 색다른 카드가 제시됐다. 국민은행이 부동산담보 대출을 받으려는 강남지역 고객들 중 부채비율 2백% 이상 또는 소득증빙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경우 가산금리를 크게 올리겠다고 나선 것이다. 우선은 서울 강남을 대상으로 하고 점차 확대하겠다는 걸 보면 강남지역 집값 안정을 위한 조치의 일환임에 분명하다. 당장 금리를 올리기는 어려운 만큼 선별적으로 돈줄을 조이고 가산금리를 물리는 미시적인 방법을 쓰겠다는 뜻으로서,지금까지의 세제 일변도 대응 대신 부동산투기에 종합적으로 대처한다는 점에서 볼 때는 긍정적인 측면이 없지 않다. 그러나 특정지역에 대해 금리를 차등 적용하는 것이 논리적으로나 법률적으로 별 문제가 없는지 의문이다. 우리는 기본적으로 수백조원의 부동자금이 대기중인 상황에서 이같은 선별적 금융규제 시책이 큰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고 본다. 그렇다고 기존 대출을 무차별적으로 축소하는 등 지나치게 강하게 나갈 경우 자칫 자산 디플레이션 같은 부작용도 우려된다. 거듭 강조하지만 부동산시책은 금융 세제 등 수요측면뿐만 아니라 공급측면도 함께 감안해야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정책당국은 '부동산 불패' 신화가 요즘 들어 '강남 불패' 신화로 바뀐 의미를 깊이 새겨야 옳다. 수도권 집중에 따른 택지·주택 공급부족은 굳이 신도시를 건설하지 않더라도 조만간 고속철도가 개통되면 상당히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교육 교통 공원녹지 등 주거환경 차이에 따른 집값 차별화는 환경개선 없이 통상적인 투기억제 대책만으론 막을 수 없다는 게 그동안의 경험으로 입증됐다. 따라서 당국은 서울 강북지역의 재개발과 특목고 신설 등을 서둘러 추진해야 할 것이다. 이달말쯤 수요 공급 세제 금융을 포괄하는 부동산 종합대책이 나올 예정이라고 하니 일단은 지켜봐야 겠지만, 이번 만큼은 지금까지의 정책실패에서 얻은 교훈이 반영돼야 마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