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사랑의 커플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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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은 무덤이다'(쇼펜하우어) '죽음으로 인생의 모든 비극은 끝나고,결혼으로 인생의 모든 희극은 끝난다'(바이런) '결혼은 새장과 같다.
밖의 새들은 들어가려 애쓰고 속의 새들은 나오려 기를 쓴다'(몽테뉴)
'해도 후회,안해도 후회하는 게 결혼'이라지만 남남이 만나 함께 산다는 건 결코 간단한 일이 아니다.
그렇긴 해도 지난해 국내의 이혼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중 2위고, 이혼소송중 결혼 3년 미만이 49.5%라는 건 놀랍다.
게다가 이혼부부중 아이가 없는 경우는 15.6% 뿐이고,나머지는 1∼3명의 자녀를 둔 데다 그중 69.7%가 미성년이라는 건 놀라움을 넘어 무섭다.
부모가 이혼하면 자녀들은 심리적 상처는 물론 엄청난 혼란을 겪는다고 한다.
3세 미만은 야뇨증 등 퇴행현상을 보이고, 4∼6세는 매사에 눈치를 보고 사춘기엔 분노에 휩싸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혼 당사자의 아픔도 커서 남녀의 평균수명은 배우자가 있는 사람보다 8∼10년 짧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천성수 삼육대 교수,1999)
부부가 이혼하지 않으면 보너스를 주는 '사랑의 커플보험'이 나왔다는 소식이다.
삼성생명에서 일시납 1천만원짜리 저축성 보험을 개발,출산시와 가입 10ㆍ20주년엔 축하금을 주고,대신 20년 전에 이혼하면 환급보험금의 최고 20%를 떼고 준다는 것이다.
스웨덴엔 이혼 위기의 해로 불리는 3ㆍ7ㆍ12ㆍ17년에 보험료를 올려받는 이혼보험이 있고,영국엔 이혼여성을 대상으로 전남편에 대한 이혼수당 소송비용을 주거나 전남편의 유고시 이혼수당을 지급하는 이혼관리보험이 있다지만 행복한 결혼을 전제로 한 보험은 처음이라고 한다.
이혼에 이르는 부부싸움의 원인은 귀가시간 씀씀이 술버릇 시댁과 친정에 대한 처우 등 대동소이하다.
여기에 상대방의 감정이나 자존심을 고려하지 않고 내뱉는 한마디가 화근이 되는 수도 잦다.
건강한 가정이란 문제가 없는게 아니라 문제 발생시 해결할 능력을 지닌 가정이라고 한다.
'결혼 전엔 두 눈 크게 뜨고 결혼 후엔 한쪽을 감으라'는 말도 있다.
보험금이 아까워서라도 한번 더 참는 부부가 늘어났으면 싶다.
박성희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